<개소 15주년>
차별문화 개선됐지만 미흡…인권은 ‘마침표’ 없는 과제
대학 성폭력 등 올 진정 사건 570건 처리…구제율 34%
“모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김철홍(59) 광주인권사무소장은 지난 15년 광주인권사무소의 성과보다 미래 인권이 나아갈 길을 강조했다.
그는 “인권은 언제, 어디든지, 누구에게나 일상생활에서 보장되어야 한다”며 “인권의 지역화, 인권의 일상화가 목표이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다”고 말했다.
광주인권사무소가 최근 개소 15주년을 맞았다. 김 소장은 “15년 동안 인권에 관심 갖고 찾아오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광주시민에게 감사하다. 인권의 지역화를 위해 열심히 근무해주신 역대소장과 직원분들께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시 동구 금남로 5가에 있는 광주인권사무소는 광주시를 넘어 전남·북, 제주 지역에서 인권보호·향상을 위해 힘써 왔다. 지자체, 공공기관, 학교, 구금시설, 정신보건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차별 행위를 해결하고자 상담·조사, 권리 구제 등 업무를 맡고 있다. 지자체 행정·공공기관에서 인권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으며, 인권 관련 기관·시민사회단체와 교류하며 인권교육 및 홍보활동도 하고 있다.
올해는 진정 사건 570여건을 처리했으며, 구제율은 34%(164건)를 기록했다. 대학 성폭력 사건 피해자 보호, 직장 내 괴롭힘, 경찰 수사 과정의 인권침해 등 사건에 대해 피해자 구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인권정책 라운드테이블, 인권 영화 상영회, 코로나19 인권 공모전 등도 열었다.
김 소장은 지난 15년 동안, 낯설었던 ‘인권’이라는 단어가 일상과 많이 가까워졌다고 돌아봤다. 시민들이 ‘인권침해’, ‘차별’로 문제를 제기하는 게 자연스러워졌고, 광주시나 구청을 포함해 많은 단체에 인권조직이 만들어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지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장애, 인종, 성별, 나이 등을 이유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를 열외시키곤 합니다. 한국 사회에 뿌리깊게 박힌 남성 위주의 위계적인 정서, 가부장적인 문화가 대표적이죠. 이 문화가 곧 폭언, 갑질 문화, 성별에 따른 차별, 장애차별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김 소장은 “인권의 일상화는 ‘지금 내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향유하고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에게 끝없이 인권의 현주소를 묻고, 인권이 일상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고, 비판을 아끼지 않으며 인권 수호를 실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2019년 1월 소장으로 부임한 김 소장은 내년 1월 임기를 마친다. 한국법과인권교육학회 부회장으로도 활동중인 그는 2002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담당관, 학교교육팀장, 인권교육과장, 군인권조사과장 등을 맡았다. 2018년에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5·18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성폭력 사건을 규명하기 위한 공동조사단 조사팀장을 맡기도 했다.
“모든 사람이 사람으로서 존엄을 누리고, 사랍답게 살 수 있도록 광주인권사무소가 마중물이 되겠습니다. 나, 또는 주변사람이 인권침해나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느끼신다면 언제나 광주인권사무소로 전화를 주세요. 차이를 존중하고 다르게 함께 사는 인권존중 세상은 우리의 마침표 없는 과제입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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