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에 ‘아시아도자문화실’ 열리다

국내외 도자 1150점 전시
도자문화관 건립 295억도 확보

 

백자 채색 연꽃무늬 접시

도자문화는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장소성, 역사성, 자긍심이 깃들어 있는 데다 국제적인 신안해저유물을 갖추고 있어서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수미·박물관)이 아시아도자문화를 대표하는 국제기관으로 발돋움한다. 그동안 박물관은 지역 브랜드를 토대로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을 아우르는 도자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집중했다.

 

박물관이 ‘아시아도자문화실’을 신설하고, 지난 18일 공개해 눈길을 끈다. 아시아 도자 발달의 흐름과 신안해저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외 도자 1150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됐다.

1부 ‘빛나는 유약의 시대를 열다’는 신석기시대 토기부터 조선시대 백자까지 한국 도자에 초점을 맞췄다.

청자, 분청사기, 백자로 이어지는 한국 도자 흐름을 당시 사회 문화사와 연계해 보여준다. ‘차문화’, ‘문인문화’, ‘의례문화’, ‘길상문화’ 등 각기 주제에 따라 활용된 도자기를 전시한다. 또한 그릇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2부 ‘갑작스러운 침몰, 우연한 만남, 기적같은 부활’에서는 신안해저문화재를 살펴본다.

신안해저문화재는 지난 1975년 신안군 증도에 사는 한 어부의 그물에 청자 꽃병이 걸려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침몰선은 1323년 6월, 중국 경원(현재의 닝보)에서 일본 하카타로 가던 무역선이었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이루어진 수중 작업으로 2만 4000여 점의 문화재가 발굴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많은 수량을 차지하는 교역용 도자기, 금속기, 향나무 등을 비롯해 배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도 볼 수 있다.

 

청동사자모양 향로

아시아 각국의 도자를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3부 ‘자기를 만들 수 있었던 나라’에서는 중국 도자, 베트남 도자, 일본 도자를 전시했다.

중국 도자는 한국에서 출토된 것을 위주로 전시하며, 고려와 조선시대 수입해 사용한 중국 도자의 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베트남 도자는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에서 장기 차용한 작품들로 베트남 도자의 발전 흐름을 대표하는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 일본 도자(사진전시)는 사가현립 규슈도자문화관 소장품 50점의 디지털 사진을 전시해 17세기 이후 일본 도자 발전 양상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는 대로 실물을 차용해 전시할 예정이다.

 

분청사기 물고기무늬 병

4부 ‘도자기 속 과학’에서는 매곡동에서 채취한 흙(매곡토)으로 제작한 분청사기 관련 자료를 소개한다. 박물관은 실험 과정에서 확인된 매곡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점력이 좋은 흙을 혼합해 도자기를 제작했다. 아울러 광주 외에 전남 지역 도편을 분석해 토기에서 자기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차이점을 보여준다.

이밖에 박물관은 이번 아시아도자문화실 신설을 기념해 특별전 ‘6인의 시선,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명품 사진전’을 연장한다.

한편 국립광주박물관은 올해 ‘도자문화관’ 건립 예산 295억원을 확보했다. 내년 설계 및 건립을 진행해 2024년 완공할 예정이다. 박물관 경내에 건립될 도자문화관은 아시아 도자문화 거점으로 도약하는데 이정표가 될 핵심적인 사업이다. 국내외 전문가 및 연구기관과 연계해 신안해저문화재를 비롯한 아시아의 도자 문화를 연구하고, 그 성과를 공유·교육하자는 취지다

이수미 박물관장은 “이번 아시아도자문화실 신설은 광주박물관의 미래와 그 방향을 예시하는 사실상 첫 번째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앞으로 국내외 기관과 협력해 정기적으로 새로운 전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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