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걸그룹 ‘카라’ 멤버 구하라씨 재산 분할 소송에서 홀로 양육한 아버지의 기여분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가정법원 가사 2부(부장판사 남해광)는 최근 구씨 오빠 구호인씨가 친모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 소송에서 구씨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구하라 유족의 기여분을 20%로 정하고 친부와 친모가 6 대 4 비율로 유산을 분할하라고 주문했다.
현행 민법상 배우자나 자녀가 없는 상태에서 숨진 구씨가 남긴 재산은 부모가 별다른 제약 없이 절반씩 상속받을 수 있다.
구호인 씨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그동안 홀로 자식을 양육했더라도 법원이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는 판례가 주류였다”는 점을 들어 “기여분을 인정한 이번 판단은 구하라법이 아직 통과되지 않은 현행 법체계 하에서 기존보다 진일보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변호인측은 친부가 12년 동안 홀로 키웠고 친모가 구하라 씨를 만나려고 시도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법원이 아버지의 기여분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부모가 이혼하더라도 미성년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아버지가 친모 도움 없이 혼자 아이들을 키운 것을 단순히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변호인측은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 의무는 단순히 양육 비용을 부담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녀의 신체적·정신적 발달을 위해 보호하고 가르쳐야하는 것도 포함한다며 친부가 양육 비용을 별도로 부담하지 않았더라도 구씨를 특별히 양육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 변호사는 “안타까운 점은 법원이 이런 사정을 존중한다고 해도 구하라법 개정 없이는 자식을 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완전히 상실시키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구하라법 통과를 위한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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