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수사 관행·인권 의식 부재 여전
광주변호사회 ‘2020 검사 평가’ 발표
국민 기대 부응할 변화 절실 지적
피의자에게 반말하거나 언성을 높이며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검사, 피의자를 비꼬며 조사하는 수사관을 보고도 못 본 체하는 검사, 추가 수사가 필요한 경찰 수사기록을 검토도 하지않고 그대로 처분한 사례 등.
광주지방변호사들이 소개한 고질적 검찰의 병폐들이다. 변호사들이 직접 맞닥뜨린 사례들로, 잘못된 수사 관행과 인권 의식 부재 등이 여전히 남아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변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지방변호사회는 ‘2020 검사평가 결과’를 9일 발표했다. 검사평가는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됐지만 지방변호사회가 아닌, 대한변호사협회가 집계해 대검찰청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왔다. 광주변호사회가 직접 결과를 내놓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광주지방변호사회 임선숙 회장은 “내년부터 검찰 업무와 형사절차가 공판 중심으로 바뀌면서 검찰권 행사에도 큰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평가를 자체 집계해 관내 검찰청에 직접 전달하고 방향을 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광주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174명이 광주지검과 목포·순천·해남·장흥지청과 고검 검사 등 168명을 평가한 결과, 평균 79.83점이 매겨졌다. 도덕·청렴성, 독립·중립성, 공정성, 인권의식·친절성, 적법절차 준수, 성실·신속성, 설득·융통성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평가 항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최근 공개된 광주변호사회의 법관 평가 평균 점수(83.15점)보다 낮았다. 검찰청별로는 광주고검 82.24점, 광주지검 80.25점, 순천지청 78.49점, 목포지청 78.18점 등의 순이었다.
우수 검사 5명의 평균은 92.4점. 하위 검사 점수와 30점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했다는 게 변호사회 설명이다.
특히 우수 사례를 소개한 부분보다 반말, 수사 지연, 보완 수사 미흡 등 부적절한 수사 방식을 비판한 내용이 더 두드러지면서 눈길을 모았다. 검사가 피의자에게 반말하거나 언성을 높이며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한 사례, 예단으로 수사를 진행한 사례, 신병과 연결해 회유와 자백을 강요한 사례 등을 지적했다.
검찰 송치 후 기소까지 수사를 장기간 지연하는 사례 등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고 보완 수사가 필요한 경찰 수사기록의 검토하지 않고 바로 처분했다는 변호사들의 지적도 나왔다. 기소 이후 사정 변경을 고려하지 않고 구형하는가 하면, 잦은 공소사실 변경 신청으로 재판에 혼란을 초래한 사례 등도 언급됐다.
한편, 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친절검사에는 김환(55·연수원 27기) 광주고검 검사, 김건(40·연수원 39기) 광주지검 검사, 김형걸(43·연수원 37기) 광주지검 검사, 천대원(45·연수원 36기) 순천지청 검사, 윤지윤(36·연수원 46기) 목포지청 검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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