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로 오래된 가게의 재발견-(3)]
원단 납품·한복·양장·이불·장신구 등 실크 관련 전 제품 판매
누에고치서 나온 ‘진짜’ 실크만 취급…중기부 ‘백년가게’ 선정도
“뽕잎을 먹고 자란 누에고치에서 나온 실크만이 오로지 실크라고 생각합니다.”
충장로에서 40년간 ‘동아실크’를 운영해 온 김종수(69) 대표. 오랜 시간 실크와 함께 해온 만큼 실크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최근 광주시 동구 충장로 ‘동아실크’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내 특기는 40년 동안 실크 하나만 고집해온 것”이라며 “실크는 내 운명이다”고 말했다.
벌교에서 나고 자란 그는 1968년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외갓집이 있는 광주로 거처를 옮겼다. 그는 외갓집에서 유학 생활을 했는데, 외숙이 원단 전문점을 경영했기에 자연스럽게 직물을 접하게 됐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군대를 간 김 대표는 공군 전역 후 1980년 ‘동아실크’를 창업, 전남·북을 아우르는 호남지역특판장으로 발전시켰다.
“‘동아실크’는 한복원단을 비롯해 실크로 만든 모든 것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실크원단을 한복점, 양장점에 납품했지만, 지금은 주단, 한복, 혼수이불, 장신구 등 모든 것을 판매하는 실크전문전시판매장이 됐습니다. 특히 제 와이프가 실크 한복 디자인과 침구 분야를 책임지고 있죠.”
과거 1960~1980년대 충장로 부흥기 때 이곳은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
60~70년대 일상의복이었던 한복을 맞추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고, 이후 양장으로 바뀔 때에도 사람들은 ‘동아실크’를 찾았다.
김 대표는 장사가 아닌 경영을 한다는 마음으로 고객들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시간이 흘러 섬유산업이 발전해 화학섬유가 널리 쓰일 때에도 그는 오로지 실크만 고집했다.
실크는 천연섬유로 만든 고급원단이기에 실크로 만든 옷을 입으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고 설명한 김 대표는 실크는 얼굴을 매만지듯 조심스럽게 관리해야 하며 함부로 다뤄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사람들이 실크라고 하면 옷감만 생각하기 쉽지만, 누에에서 나오는 실크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크는 누에가 뽕잎을 먹고 만든 100%의 천연섬유로 양장지, 한복지, 이불, 드레스, 넥타이, 스카프 등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천연섬유로 만든 옷은 자연통풍이 되기 때문에 냄새가 안 나고 정전기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밖에도 실크파우더, 뽕나무차, 오디, 동충하초, 상황버섯 등 기능식품으로까지 변신하며, 실크를 나무와 접목시켜 실크 가구도 만들 수 있어요. 여러모로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있죠.”
‘동아실크’는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가게’에도 선정됐다. 지난해 며느리인 변주영 씨에게 사업주 명의를 넘겼다는 그는 앞으로 ‘동아실크’가 실크를 중심으로 한 복합글로벌매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장로는 앞으로 더 발전할 겁니다. 예전처럼 성황인 시대가 다시 오길 기대합니다. 또 이제는 젊은 사람에게 양보하려고 합니다. 동아실크가 정말 백년 동안 운영되려면요. 아울러 이곳을 젊은 사람들이 찾도록 만들어 실크 생산 체험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항구에 불을 켜야 배가 오는 것처럼 항상 ‘동아실크’의 불을 켜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 영상=김혜림 기자 fingswoma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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