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으로 나눔 활동 광주 시민 네트워크 프로젝트 밴드 ‘언제나 봄’]
팽목항 세월호 유가족 위로·대전 장애인 배움터 운영비 모금 공연
코로나 극복 위한 비대면 콘서트도 진행…“국민 모두의 밴드 꿈 꿔”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4시 16분이면 세월호 팽목항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시민 네트워크 프로젝트 밴드 ‘언제나 봄’이 부르는 위로의 노래다.
언제나 봄은 그 이름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한 밴드다. 소외된 이웃과 아픔을 간직한 이들을 위해 노래하겠다는 뜻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밴드 리더 최정욱(46)씨는 “평범한 직장인 밴드”라며 손을 저으면서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공연은 늘 마음에 울림이 있고, 기억에 남는다. 그런 행복을 찾는 밴드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들은 아픔을 간직한 이들이 있는 곳곳을 찾아가 노래했다. 대전에서 장애인 배움터 풀꽃야학 겨울 운영비를 마련하는 모금공연을 열었고, 김천 톨게이트에서 해고당한 노동자를 위해 위로 공연을 펼쳤다.
최근에는 광산구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을 위한 비대면 라이브콘서트 ‘멀찌감치’를 진행했다.
“요즘은 노래하면서 큰 보람을 느껴요. 이웃과 어우러지고, 어려운 분들과 함께하면서 감동을 나누니 오히려 우리가 힐링돼요. 나눔과 동참이 필요한 곳에서 음악으로 꿈을 나누고, 소통하는 게 꿈이자 유일한 목표죠.”
밴드는 지난 2018년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 등 6명이 뜻을 모아 결성했다. 당시엔 ‘이름 없는 밴드’로서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주로 했다.
어려운 이들을 위한 노래를 시작한 건 지난해 참가한 세월호 5주기 공연을 하면서부터였다. 수완지구 세월호 기억공간 ‘기억의 소풍’에서 공연했고, 한 마음으로 ‘이게 우리 일이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 날부터 ‘언제나 봄’이라는 이름도 갖게 됐어요. 사실 그렇게 따뜻한 의미는 아니에요. 세월호, 4·3사건, 5·18 등 우리나라에서 슬픈 일들은 봄에 많이 일어났더라고요. 그 피해자들의 시간은 늘 봄에 멈춰있다는 아픈 의미에요. 그들의 상처를 저희가 보듬어주고 싶다는 뜻도 담겨 있어요.”
언제나 봄은 현재 멤버가 11명으로 늘었다. ‘날곰’(닉네임) 최씨를 비롯해 유니, 락커, 인경2, 니케, 로미, 쏭스, 킹크랩톤, 신입회원, 느린나무, 아스피린 등이다.
“대한민국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밴드를 꿈꾸고 있어요. 멤버들 중 느린나무, 아스피린 2명은 각각 대전, 서울에서 살고 있어요. 여행 중 우연히 만나 뜻을 같이하게 된 이들이죠. 중학생 아이도 참여해 보컬을 맡고 있어요.”
최근에는 밴드 활동도 많아지고, 함께하겠다며 찾아오는 이들도 늘었다. 최씨는 앨범 제작, 팟캐스트, 다큐멘터리 제작 등 활동 범위를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다.
최씨는 “한 때 음악 하셨던 분들, 이웃과 함께하고 싶은 분들 모두 용기내서 찾아와 주시라. ‘언제나 봄’을 넘어 ‘언제나 가을’, ‘언제나 겨울’까지 동참해 주는 이들이 늘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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