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무원 57명 무더기 적발
뇌물 받고 부당한 계약 지시 등
브로커 10명·납품업체 2명도
납품 대가로 뇌물을 받은 교육청 공무원과 뇌물을 건넨 브로커, 납품업체 대표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각급 학교에는 계약 금액에 훨씬 못 미치는 교육 기자재가 납품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뇌물을 받은 공무원들은 구속된 반면, 뇌물을 준 브로커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면서 비판도 제기된다.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는 1억원에 이르는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 수수)로 전남도교육청 공무원 8명(2명 구속)과 부당한 계약을 지시한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공무원 4명(불구속) 등 12명을 검찰에 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또 계약 내용과 다른 제품을 납품한 업체 대표 2명에 대해 특가법상 사기 혐의로, 공무원에게 청탁성 뇌물을 전달한 브로커 등 10명은 특가법상 알선수재 및 뇌물 공여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17~2018년 전남 지역 학교 62곳에 암막 롤스크린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조달청 계약 조건보다 낮은 사양을 설치하고 뇌물과 향응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납품 업체 대표인 A(47)씨와 B(46)씨는 28억원 상당의 롤스크린 사업을 따내는 과정에서 브로커와 업자들에게 13억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브로커 등은 이 가운데 1억원 가량을 교육 공무원들에게 건넸다. 이들은 현금이나 계좌 이체 하는 방법으로 거리낌없이 금품을 주고 받았다.
경찰은 또 형사 입건 대상은 아니지만 브로커·업자 등에게 납품 관련, 명절 선물 등을 받은 혐의로 전남도교육청 공무원 45명을 적발, 청탁금지법상 과태료 부과 대상자로 보고 관련 기관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들의 재량에 의해 납품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에서 로비가 발생하는 등 비리를 낳고 있다”며 “관급 계약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부·감사원 등에 통보하고 공공 분야 유착 비리를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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