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창문과 좌석 사이 발 넣을 수 없다 했던 성추행범 벌금형
SRT열차 창문과 좌석 사이로 성인 발이 통과해 앞자리에 앉은 승객 몸에 닿을까.
열차 앞 좌석과 창문 사이로 다리를 집어넣어 승객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회사원이 항소심에서 징역형(1심) 대신,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이 양형에 반영됐다.
해당 남성은 열차 창문과 앞 좌석 사이로 발을 넣을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수사기관은 현장 재연을 거쳐 열차 창과 좌석 사이를 통과할 수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 2부(부장판사 김진만)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공중밀집 장소에서 추행) 혐의로 기소된 A(5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을 깨고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4월 4일 오후, 광주송정역에 도착중인 수서발 목포행 SRT열차에서 왼발을 열차 창문과 앞 좌석 사이로 밀어 넣어 앞 좌석 여성 승객의 몸을 문질러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우선, 열차의 창과 좌석 사이를 자신의 발이 통과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었다. 수사기관은 그러나 현장 재연을 거쳐 ‘몹쓸’ 발이 열차의 창과 좌석 사이를 통과할 수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또 송정역에 도착할 때쯤 좌석을 벗어나 객실 밖에 나와 있었다고 주장했다. 옆 자리에 함께 탄 동료 직원도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 동료 직원의 진술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직원이 수사 단계에서는 ‘A씨와 자신이 자리를 뜬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가 재판 과정에서 진술을 바꾸는 등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피해자에게 용서받은 점 등을 감안, ‘1심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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