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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기자

택배 물량 폭증…과로 시달리는 배달원들의 ‘비명’

by 광주일보 2020.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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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추석까지…이중고 겪는 택배노동자들
“이러다 또 과로사 나올라”

 

광주의 한 택배회사 물류창고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박재현(가명)씨는 지난 5일 오전 7시 광주시 광산구 장수동 물류창고에 도착, 배달할 물량을 분류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박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까지 3시간 30분이 걸려서야 창고 컨베이어 벨트에서 자신이 배달할 지역으로 갈 택배물량을 찾아내 1t 화물차에 실었다.

박씨는 “예년 같았으면 하루 평균 배달물량이 250개에 불과했지만 최근 코로나로 ‘언택트’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350개 까지 폭증했다”며 “추석이 다가오면 400~450개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 물량을 배달하려면 1시간에 평균 50건, 1분 1초당 한 개 꼴로 배달을 해야 오후 6시에나 일을 끝낼 수 있는 속도다.

코로나19 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추석 연휴 특별배송으로 인한 ‘사상 최대 규모의 택배물량 대란’이 예상되면서 택배노동자들이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장시간 노동 문제의 핵심인 ‘분류작업’을 위한 인력 확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난 5월 40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와 같은 불상사가 다시 발생할 우려가 높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 호남지부 소속 택배노조원들은 지난 4일 광주시 남구 CJ대한통운 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일부터 택배 노동자의 고유업무인 집·배송 업무만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지금껏 해왔던 택배 물량 분류작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자칫 택배 배송이 애초보다 늦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측이 해야 할 분류업무를 관행적으로 택배노동자에게 떠넘겨온 행태를 바꾸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 단축은 힘들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택배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는 이미 알려져 있는 상태다.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이 최근 내놓은 근로복지공단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업무상 재해 승인을 받은 택배기사 5명이 쓰러지기 전, 일주일 평균 노동 시간만 69시간에 달했다.

노조는 이같은 점을 들어 “택배 노동자들이 배달과 고객들의 반품 물량을 수거하는 역할만 한다면 굳이 새벽부터 나와 퇴근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이하는 장시간 노동을 줄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배 노조원들은 회사측이 해야할 분류 업무를 떠안으면서 새벽 7시부터 물류센터를 찾아 자신의 배달지역에 온 물량을 찾아 싣는 작업을 하는데만 평균 5시간 넘는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수백 개에 이르는 물량을 시간에 맞춰 배달하느라 식사시간과 화장실 가는 것을 줄여 배달하고 있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이럼에도,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집 밖을 나서지 않는 고객들이 경비실보다 집 앞까지 배달해줄 것을 선호하다보니 배달 시간은 더 걸리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는 특히 이번 추석 연휴가 코로나19로 인한 택배 물량 증가까지 맞물리면서 사상 최대의 배달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의 업무량 폭등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노조원들은 “추석 연휴때는 평소보다 15~20% 이상 물량이 늘었다”면서 “노동 조건에 대한 개선 없이 코로나 여파로 30~40% 물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추석 물량까지 겹친다면 곳곳에서 택배 노동자가 쓰러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하루평균 420개, 한달 간 1만개가 넘는 택배를 나르던 40대 택배기사가 광주에서 과로로 숨을 거둔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택배 노조원들은 “회사측은 택배노동자의 업무가 아닌 분류작업에 분류노동자를 추가 고용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글·사진=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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