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참석 ‘광주 284번’ 세차례 예배
검사 미루고 동선 숨겨 집단 감염 유발
광주 성림침례교회에서 지난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3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광주시와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이 교회 등록교인은 모두 1000여명에 달하지만 실제 예배 참가 등 교회 활동을 하는 인원은 670여명 수준이며, 이들에 대한 전수 검사는 끝난 상태다. 이어 27일에는 확진자 31명의 가족에 대한 검사에 들어갔으며, 음성 반응자라도 그 가족이 검사를 희망하는 경우는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커 방역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방역당국은 이 교회 교인 가운데 최초 양성판정자인 광주 284번 확진자 A씨가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16일 두차례 주일 예배와 19일 수요 예배 등에 참석했으며, 역학 조사 초기 이동 동선을 숨기면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에 들어갔지만 교회 내 CCTV가 최근 폭우로 잠겨기면서 작동하지 않아 예배 중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방역수칙 준수 여부 등의 조사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A씨의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참석에서 진단 검사까지 9일간 공백도 집단 감염에 불을 붙였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21일 북구 의료기관과 약국을 찾았으면서도 24일에야 조선대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 이로 인해 A씨로 감염된 확진자들이 다른 교인들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성림침례교회는 600~700명의 교인이 다니는 데다가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20여m 거리에 초등학교도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해당 어린이집도 검체채취가 이뤄졌다.
방역당국은 이 교회 확진자 31명 중 27명이 성가대 활동을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교인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찬송가를 부르고 집단으로 식사를 했다는 인근 주민들의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방역당국은 이 교회의 교인들이 집단으로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는 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교회측은 A씨처럼 개인적으로 집회에 참석한 경우는 있었을 지 몰라도 교회 차원에서 참석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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