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외국인주민협의회 위원장에 중국 출신 왕루씨
10년간 호남대 국제교류처 근무…유학생 총괄 관리
“시-외국인 가교역 책임감… 많은 사람 돕고 싶어요”
“최근 외국인 근로자나 이주여성이 많아진 만큼, 시에서 운영하는 사업도 많아요. 하지만 많은 외국인들은 어떤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어요. 이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널리 알리고, 발전시키고 싶어요.”
최근 광주시 외국인주민협의회가 출범했다. 시에 거주 중인 외국인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협의회는 광주시가 전국 최초다.
협의회는 광주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유학생 등이 증가하면서 이들이 생활정보를 취득하고, 관련 시책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외국인 관련 정책·업무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거나 자문하기도 한다.
위원은 모두 19명으로, 광주에서 거주 중인 18세 이상 외국인 주민 중 자치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지역 대학,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등에서 추천을 받아 선정했다.
위원들은 지난 11일 첫 회의를 열고 위원장으로 중국 출신 왕루(여·39)씨를 임명했다. 임기는 2년이다.
왕씨는 “한국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살다 보니, 다문화·외국인 정책 등에 관심이 많았다”며 “늘 광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기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결혼이민자, 통·번역사, 외국인근로자 공동체 대표, 유학생, 가정주부 등 다양하다. 출신 국가도 중국, 네팔, 베트남, 인도, 필리핀, 몽골, 미얀마 등 12곳에 달한다. 왕씨는 협의회를 통해 넓은 범위에 걸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관련 정책은 적극적인 소통이 아주 중요해요. 외국인들은 언어 장벽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워 정보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최근 저도 광주시 다문화 자녀 지원, 산후도우미 등 프로그램 혜택을 받았는데, 그나마도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알게 된 경우였지요. 다른 나라 출신 외국인에게도 이런 좋은 정책들을 알리고, 부족한 점을 함께 고쳐나가고 싶어요.”
한국에서 15년째 생활 중인 왕씨는 호남대 추천으로 협의회에 들어가게 됐다.
왕씨는 지난 2009년부터 11여년 동안 호남대 교원으로 일해 왔으며, 현재 호남대 국제교류처 교육지원실장으로서 유학생 생활, 학업, 행사 등을 관리하고 있다. 호남대 산업디자인학과 조교수로서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등 전공 과목 강의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오래 살다 보니, 지금은 다들 저보고 ‘한국인 다 됐다’고 해요.(웃음) 그런 저도 처음 한국으로 유학 왔을 땐 음식, 문화 등 모든 게 어려웠어요. 다른 외국인들도 같은 경험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해요. 광주시와 외국인 사이 가교 역할을 맡게 돼 책임감을 느낍니다.”
왕씨는 “국제교류처에서 활동하며 많은 이들을 돕고,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이를 통해 대학과 광주시 모두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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