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인공위성 개발해 광주·전남 우주산업 견인]
학생 10여명과 10kg 초소형 제작, 큐브위성 대회 최종 개발팀 선정
1년간 하루에 지구 2.5회 돌며 중·장적외선 카메라로 한반도 열 감지
노트북만한 초소형 인공위성을 개발하며 광주·전남 우주 산업을 이끄는 이가 있다.
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에서 조선대 10여명 학생들과 함께 ‘STEP cube lab Ⅱ(이하 스텝큐브2)’를 개발 중인 오현웅(51) 교수를 만났다.
스텝큐브2는 크기 10cm×20cm×30cm, 무게 10kg밖에 나가지 않는 초소형 위성이다. 지난 3월 ‘2019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스텝큐브2를 출품한 오현웅 교수팀은 최종 개발팀으로 선정돼 개발비 7억원을 확보했다.
스텝큐브2는 지난해 7월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시스템 설계, 예비설계를 거친 뒤 현재 상세설계 단계에 있으며, 오는 10월부터 제작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1년 6월까지 완성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 싣고 발사할 계획이다. 누리호 주 위성에 장착된 채 함께 우주에 오른 뒤, 발사관을 통해 사출되는 식이다.
“스텝큐브2는 중·장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한반도 주변 열을 감지합니다. 주 임무는 백두산 천지 폭발 징후를 파악하는 것이에요. 산불이나 원전 냉각수 배출 상황도 관측할 수 있고, SLBM 발사 정황을 파악하는 등 군사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요.”
적외선 영상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딥러닝 등 기술도 활용했다. 선명한 가시광선 영상을 바탕으로 흐릿한 적외선 영상을 구체화 하는데 쓰인다. 스텝큐브2는 1년 여에 걸쳐 하루 평균 2.5회씩 지구를 돌며 한반도 적외선 영상을 전달하게 된다.
일본 우주기구 JAXA에서 13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7년을 일해 온 오 교수는 지난 2012년 조선대에서 큐브위성 개발을 시작했다.
지난 2018년에는 10cm×10cm×10cm 크기의 위성 ‘스텝큐브’를 제작해 발사·교신까지 성공했다.
“일본은 20여년 전부터 큐브위성을 개발 중이었고, 그 기술을 우리나라에서도 실현하고 싶었어요. 만드는 데 수천억원이 드는 대형 위성에 비해 제작 비용이 1000분의 1 수준이고, 대학에서도 충분히 제작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습니다.”
위성 개발뿐 아니라, 개발에 함께한 학생들에게 취업문을 열어주는 것도 즐거움이다. 첫 위성을 함께 만들었던 학생들이 한화, LIG넥스원 등 대기업에 취업했던 때 특히 보람찼다고 한다.
“지방대학은 수도권 학교에 비해 취업 등에 눈에 띄게 불리합니다. 똑같은 커리큘럼을 밟으면 승산이 없어요. 직접 위성을 설계·제작하며 실무 능력을 쌓아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광주 학생들이 꿈을 펼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쁩니다.”
오 교수는 큐브위성 개발을 통해 광주·전남 우주 산업에 새 성장 동력을 제공하고 싶어한다.
그는 “전남은 고흥 나로우주센터라는 걸출한 인프라를 갖췄는데도 관련 산업 연계가 잘 안돼 장점을 못 살리고 있다”며 “이번 위성을 꼭 성공시켜 호남 우주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당장은 위성 개발 성공만이 목표지요. 앞으로는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융복합 산업’으로서 위성의 장점을 키우고 싶어요. 의학이나 생명공학, 신소재 기술, 예술 등 분야를 접목, 다양한 광주·전남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게 꿈입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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