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부족한 휴양·편의시설, 탐방로 훼손 등이 방문객 감소 원인
정상부 군부대·방송통신시설 이전하고 친환경 운송 수단 도입해야
호남의 진산(鎭山) 무등산이 국립공원 승격 이후 오히려 외면받고 있다.
코로나19때 급감한 방문객 수는 다른 국립공원과 달리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수도권 거주 방문객 유입 비율은 전국 22개 국립공원 중 가장 낮았다. 탐방객 유형은 60대 이상 고령층에 편중돼 있었으며, 장애인·어린이·임산부 등 탐방 취약계층의 방문 비율은 전국 국립공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무등산을 찾은 탐방객의 이용 만족도 역시 낮았다.
전문가들은 턱없이 부족한 휴양·편의시설과 망가진 탐방로·임도 등 열악한 탐방 인프라 및 접근성, 군부대와 방송탑이 있는 정상부의 자연 생태계 훼손 등을 외면받는 주원인으로 지목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광주연구원은 1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5호 광주정책포커스 ‘무등산국립공원 보전 및 생태관광 기능 개선 방안’을 발간했다.
광주연구원이 분석한 무등산국립공원 방문객 실태와 문제점에 따르면 연간 방문객 수는 2018년 314만4000명에서 코로나19때인 2020년 245만 3000명으로 70만명 가까이 감소한 이후 2022년 243만 7000명, 2023년 역시 240만명 대에 머무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무등산과 비슷한 도시근교형 국립공원인 계룡산은 2018년 181만 7000명에서 2020년 223만 9000명, 2022년 231만 8000명으로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광주연구원은 코로나19 시기 도시 주변 자연 자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도시근교형 국립공원 중 무등산을 제외한 계룡산과 북한산 등의 방문객 수는 증가추세라고 설명했다.
무등산은 방문객 수 감소는 물론 방문객 유형이 특정 지역과 연령층에 한정된 점 역시 개선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무등산 전체 방문객 중 수도권 거주자 유입 비율은 10.4%로, 22개 국립공원 중 가장 낮았다. 이는 호남권 내 다른 국립공원인 내장산(23.5%), 지리산(18.3%), 월출산(18.2%) 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인권의 도시 광주’라는 말이 무색하게 고령층을 제외한 장애인 등 탐방취약계층의 방문 비율도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무등산은 전체 방문객 중 60대 이상이 30.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반면 등반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 임산부, 영유아 동반, 어린이 동반 방문객은 12.6%에 그쳤다. 이마저도 어린이 동반을 제외하면 6%였다. 전국 산악형 국립공원 평균 탐방취약계층 방문비율은 20.1%였다.
광주연구원은 탐방취약계층을 포함한 무등산의 방문객 감소 원인으로 부족한 휴양·편의시설, 탐방로·임도 훼손 등에 따른 열악한 접근성을 지목했다.실제 무등산 국립공원 시설 가운데 야영장은 화순 도원 야영장 1곳 뿐이며, 이마저도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61개 탐방로(총 162.16㎞) 중 포장구간은 10%에 불과하며, 비포장 구간에서는 경사지 노면 패임, 지속적인 침식 현상 등이 발생해 친환경 도로 포장이 시급한 상태다.
이처럼 열악한 인프라 등으로 무등산 탐방객의 전체적인 만족도는 전국 대비 낮은 수준이었으며, 방문 추천의향도 전국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광주연구원은 여러 유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선 무등산 정상부 및 주요 자연생태계 복원과 차별화한 생태관광 프로그램 마련, 국립공원 브랜드 강화, 무등산 기능개선을 위한 지역사회 협력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우선 무등산 정상부 시설물인 군부대와 방송탑 이전을 통해 장기간 훼손된 정상부의 자연생태계를 복원하고, 등산 이외의 체험활동 프로그램(탐방, 산책, 경관감상 등) 및 탐방·휴식시설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생태관광 기능 개선을 위해 정상부 접근 탐방로 개선 및 전기버스·케이블카 등 친환경 동력 운송수단 도입, 저지대 탐방시설 및 프로그램 확대, 생태관광 및 지오투어리즘 인프라 확충, 광주 국립공원 도시 지정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 밖에도 국립공원 브랜드 강화를 위한 스토리텔링 콘텐츠 강화, 국제보호지역 지정 확대, 이해관계자 협력 강화를 위해 무등산권 중앙 및 지자체 협력 강화, 무등산권 민·관협력체계 강화, 9년 넘게 지연 중인 원효사 집단시설지구 조성 사업 해결 등을 무등산 관리 방안으로 내놨다.
광주연구원측은 “탐방객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늦재삼거리~장불개 구간을 오가는 친환경셔틀버스(전기차)나 케이블카 등의 동력 수단 도입 등도 검토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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