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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기자

사업 배제·예산 축소 … 정부, 도 넘은 ‘광주 패싱’

by 광주일보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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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민생토론회 안 열리고 주요 사업들 정부 무관심 속 ‘지지부진’
5·18 헌법 수록 하세월…재정난 심각한데 국비 보조금 노골적 축소

정부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국책사업)에 따라 광주 도심에 건립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경.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현 정부의 ‘광주 패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민선 8기 들어 광주시와 전남도가 공동 1호 사업으로 공 들인 반도체 특화단지 선정 배제를 시작으로, 광주의 미래가 걸린 주요 사업 중 상당수가 정부의 무관심 속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특히 광주시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미 마무리한 ‘대통령 민생토론회’ 개최 일정조차도 뒷전으로 밀리면서, 우려했던 ‘야당 도시’ 낙인효과에 따른 불이익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렇다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소외 받는 ‘광주 구하기’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타 지역과의 불리한 경쟁구도 속에 광주의 낙후도는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역 내에선 이 같은 정부의 ‘광주 패싱’과 관련해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 민생특별보좌관으로 선임된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 등 현 정부와 맞닿아 있는 지역 인사들의 적극적인 가교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5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전남도와 1호 상생 사업으로 추진한 AI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사업이 지난해 정부 사업에서 탈락한 것을 신호탄으로, 지역 미래가 걸린 인공지능 관련 사업과 각종 인프라 구축 사업 등이 정부 지원 사업에서 제외·보류되거나 예산이 축소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광주시는 답답한 마음에 대통령실과 국회 등을 수시로 찾아가 시급한 지역 현안사업인 ▲인공지능 실증 밸리 조성(AI 2단계)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기반 마련을 위한 AI 반도체 통합검증센터 구축 사업 ▲윤석열 대통령의 광주 대선 공약이기도 한 복합쇼핑몰 관련 입점 예정지 일대 교통 인프라 확충 ▲국립 현대미술관 광주관 건립 ▲민간·군 통합 공항 이전 추진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적극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되고 있다.

광주시는 결국 올 연말 종료되는 인공지능 1단계 사업의 시급성을 감안해 ‘2단계 사업 예타 면제’ 방침을 철회하고 부랴부랴 기재부에 예타신청을 했지만, 이마저도 현 정부 기조상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과 여·야 공통 선거 공약이기도 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도 하세월이다. 대통령실은 물론 여·야 모두 앵무새처럼 공감한다는 말만 반복할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어서다.

정부는 광주시에 대한 국비 보조금도 노골적으로 축소하는 분위기다.

실제 정부는 최근 수년 사이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광주시에 대한 국비 보조금을 역대급으로 축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년(513억원)보다도 절반 이상이 깎인 220억원이 반영되는 데 그쳤다. 시는 국책사업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이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2025년 예산 기준 최소 500억원 이상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또 지난 1일 광주시 서구 옛 국군병원 부지에 문을 연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센터 운영비도 국립기관임에도 광주시에 50%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여러 유형의 ‘광주 패싱’ 현상은 정부와 지역 현안사업 등을 집중 논의할 수 있는 ‘대통령 민생토론회’의 이른바 ‘광주 따돌림’에서 정점을 찍었다는 말도 나온다. 올해 초부터 전국적으로 26차례나 열렸지만, 광주시는 반년이 다 되도록 개최 일정조차 전달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강기정 시장이 지난 5월 대통령실을 직접 방문해 정진석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등을 차례로 만나 민생토론회 광주 개최를 거듭 요청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도 공식 개최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남은 지역도 민생토론회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점을 들어 이르면 8월 민생토론회 개최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를 들어 광주방문을 미룰 수도 있다는 전망이 상존한다.

광주시는 앞서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수차례 윤 대통령을 초청해 북구 첨단 3지구에 조성된 전국 유일의 ‘국가 AI 데이터센터’ 개관식을 개최하려 했지만, 개최 직전 대통령실의 일정 변경 등으로 모두 무산된 바 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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