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재명 대표 전화 통화 …빠르면 이번주에 열릴 듯
총리 인사 ·의대 정원·민생 지원금·채상병 특검법 등 과제 수두룩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장기간 극한 대치 정국이 풀리고, 협치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특히 민생해결과 의대정원 문제 등 현안의 물꼬가 터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일각에서는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논의해야 한다는 강도높은 주문도 나오고 있다.
반면, 변수도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 진상을 규명할 특별검사법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 처리를 공언하면서 이 대표가 이 문제를 윤 대통령과 논의하고자 한다면 회담 의제 선정 단계에서부터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극한 대치 정국 풀리나=지난 19일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전화 통화를 갖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번 주에 만나 소통하자고 제안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당 지도부 구성이 마무리되면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함께 만나는 형식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대화가 이뤄졌다.
그동안 미뤄왔던 영수회담이 속도를 낸 것은 여당의 4·10 총선 패배가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집권 여당의 참패 이후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인 윤 대통령이 거대 야당을 이끄는 이 대표와 만나야 한다는 정치권 안팎의 요구를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20%대를 기록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온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지율 하락이나 거대 야당만 상대하기 어려운 게 아니다. 임기 중반으로 향해가는 지금은 여당의 원심력도 강화되는 시기다. 협치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상황이 된 셈이다.특히 당장 새 국무총리 임명을 위한 국회 인준에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 정부 핵심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인 교육·연금·노동 개혁 등도 마찬가지다.
◇민생 해결 등 의제 전망=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첫 회담의 의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가 회담 테이블에 올릴 의제 ‘0순위’는 민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대표는 ‘민생고 해결’을 논의하자며 윤 대통령 취임 이후 8차례나 회동을 요구한 바 있다.
무엇보다도 4·10 총선을 전후해 이 대표가 거듭 주장해온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이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이 지원금에는 총 13조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민주당은 정부·여당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요구한 상태다.
또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를 비롯해 전세사기 특별법·제2 양곡관리법 등 굵직한 민생 관련 현안들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5월 임시국회 처리를 예고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은 물론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등 여권이 강력히 반대해온 특검법안들도 의제로 던질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하면서 여야 협치 무드가 어렵게 조성된 만큼 양측의 의제 조율 과정에서 정국의 뇌관 격인 이들 의제는 제외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첫 영수회담 정치권 관심 집중=윤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첫 대화에 나서면서 정국의 관심도 영수회담에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주로 전망되는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회담과 관련, “아직 만남의 날짜, 형식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는 날짜가 정해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여·야 간에 오직 국민을 위한 건설적인 정책논의와 초당적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대화의 물꼬를 튼 점에 대해 집권 여당으로서 환영하고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
정 수석대변인은 “우리 정치가 그간 국민의 뜻을 충실히 받들지 못했다”며 “극한의 정쟁과 대결이 아닌 토론과 협상, 대화와 타협을 기반으로 민생의 회복과 국민의 삶 개선을 위해 일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못했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20일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채상병·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지난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적 요구에 성실하게 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당 공보국을 통해 “비록 많이 늦었지만,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게 돼 다행”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여야 영수회담이 사진을 찍기 위한 형식적 만남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어려운 경제와 민생 문제 해결책을 실질적으로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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