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일 광주극장 ‘세월: 라이프 고즈 온’ GV…장민경 감독 참석
11일 광주극장 등…유가족 감독의 아카이브 필름 ‘바람의 세월’
17일 제주 4·3사건 다룬 ‘돌들이 말할 때까지’ 광주독립영화관
‘4월’ 하면 많은 이들이 희생된 사건들이 떠오르곤 한다. 제주 4·3(1948)과 세월호 참사(2014)는 잊을 수 없는 4월의 비극들이다.
광주극장과 광주독립영화관이 ‘세월호 참사’와 ‘제주 4·3사건’ 등 4월의 비극을 다룬 작품 세 편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먼저 광주극장은 오는 6일 오후 3시 40분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을 상영한다. 영화 감상 후 GV(게스트 비짓)도 열린다. 지난달 27일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개봉한 영화는 ‘세월호 참사’ 외에도 1999년 ‘놀이동산 씨랜드 참사’,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등 3개의 비극을 모티브로 완성한 작품이다.
주요 소재가 된 ‘세월호 참사’는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수학여행을 떠나던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희생됐으며, ‘놀이동산 씨랜드 참사’는 화재로 인솔교사 및 강사 4명과 잠자던 유치원생 19명이 숨진 비극적 사건이다. 지난 2003년 2월 18일 일어난 방화로 192명이 희생 당했던 대구 지하철 참사도 영화의 주 모티브다.
영화는 큰 고통을 경험한 유가족들이 모여 서로 아픔을 나누고 이를 토대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GV에는 장민경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진행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정남 배우가 맡는다.
아울러 피해자 가족들이 직접 만든 세월호 10주기 영화 ‘바람의 세월’도 오는 11일 광주극장 등에서 상영한다. 김환태·문종택 감독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간절한 바람을 담은 아카이브 다큐멘터리로, 5000여 개 영상과 3654일의 기록이 수록돼 있다.
특히 공동 연출을 맡은 문 감독은 당시 단원고 2학년 재학 중이던 딸을 잃은 아버지였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한편 올해 76주년을 맞은 ‘제주 4·3사건’을 다룬 김경만 작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광주독립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 개봉일인 17일에 맞춰 독립영화관에서 상영(오후 3시)한다.
영화는 ‘지옥과 감옥의 생존자들’이라는 강렬한 문구를 내걸고 4·3을 겪었던 다섯 명의 생존자 여성을 초점화한다. 시대적 비극과 아픔을 위무하는 내용이 공감대를 불러 일으켜 지난해 제18회 제주영화제 제주 트멍상, 2022년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특별상(용감한 기러기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은 당시 스무 살 내외였던 젊은이들이 재판도 받지 못한 채 전주 형무소로 보내져 감옥생활까지 겪어야 했던 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이후 70여 년이 지나 제주 4·3 도민연대에서 준비한 재심 재판을 통해 이들은 무죄가 밝혀진다)
작품은 다섯 명 생존자 할머니들(양농옥, 박순석, 박춘옥, 김묘생, 송순희)이 실제로 겪었던 4·3 트라우마를 들으며 대학살이 단순히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에도 진행중인 비극임을 환기한다.
선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는 희생자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이 구술 채록·증언 형식으로 담겨있다. 시대적 아픔을 피해 당사자가 직접 말하는 장면과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을 교차 편집한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준다.
눈 쌓인 제주 오름, 돌틈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 등 풍광은 역설적으로 역사의 이면에 드리워진 고통과 슬픔을 배가시킨다.
영화에 유독 ‘돌’이 많이 비춰지는 것은 제주의 ‘3多’ 중 하나가 돌이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영화 제목 ‘돌들이 말할 때까지’라는 의미를 상징화하는 것으로, 70여 년만에 무죄를 인정 받기까지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지난한 고통의 세월을 함의한다.
광주극장 김형수 전무는 “사회적 참사 이후 살아남은 생존자나 유족은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려왔다”며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들이 사건의 진상 규명 등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완전한 진상 규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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