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류빈기자

쉽고 재미있게 클래식 안내하는 ‘클래식 큐레이터’ 3인

by 광주일보 2024. 3. 16.
728x90
반응형

클래식 가이드 역할…조선대 허효정 교수 ‘인문학 리사이틀’ 예정
전수아 큐레이터 ‘그림 속 음악이야기’ 4월 4일 금호아트홀에서
최원영 씨 ‘살롱드소노르’로 큐레이터 입문, 다양한 공연 해설

 

클래식 큐레이터 전수아가 관객들에게 파블로 피카소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수 아트 제공>

‘큐레이터’라는 말을 들으면 전통적인 학예연구사나 전시회 관리자가 떠오른다. 이들은 전문 지식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나름의 전시 철학을 선보이는 인력들로, 최근에는 범위를 확장해 ‘북 큐레이터’, ‘시네마 큐레이터’ 등 다양한 큐레이션(curation)을 보여주고 있다.

알아야 할 것도 용어도 많은 클래식계는 어떨까. 공연장 문턱을 낮추는 갈라 콘서트나 해설을 곁들인 공연, 렉처 콘서트 등의 유행과 맞물려 ‘클래식 큐레이션’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콘서트 가이드를 표방하며 광주예술의전당 마티네 콘서트를 이끈 가이드 김이곤 등의 이름도 떠오른다.

 

이 밖에도 자신만의 철학으로 클래식 대중화를 선도하는 ‘클래식 큐레이터’들이 있어 소개한다.

먼저 피아니스트 겸 음악 연구자 허효정(조선대 음악교육과) 교수는 최근 금호아트홀에서 ‘클래식 음악은 어떻게 숭고해졌는가?’라는 주제로 인문학 리사이틀을 마쳤다. 공연은 칸트의 ‘숭고’ 개념을 클래식에 접목, 리스트 ‘사랑의 꿈 3번’, 바흐 ‘프렐류드와 푸가 BWV 881’,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8번’ 등을 들려준 뒤 사유 등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허 교수는 올해 지역문화재단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돼 ‘인문학리사이틀II 왜 바흐인가?’라는 주제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서울과 광주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구체적 일시는 미정.

“음악 해설이 필요한 이유는 클래식이 인류의 ‘진선미’를 향한 사유가 응축된 장르이기 때문입니다. 후대에 남길 작품을 선별하는 이론가와 작곡가들의 신념이 쌓인 예술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해설은 큰 역할을 합니다.”

그는 “클래식은 태생적으로 인문학적 고찰 없이 ‘소리’만 들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장르일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많은 관객들이 클래식을 지겹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클래식 음악은 ‘케너(Kenner)’라고 불리던 전문가 집단을 전제로 발생했다는 견해가 있다. ‘Kenner’란 독일어로 ‘알다’를 뜻하는 동사 ‘Kennen’에서 파생했는데, 그 어원부터 클래식을 ‘알고 듣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별하는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청중이 해설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케너’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클래식 큐레이터의 목표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클래식 큐레이터 &lsquo;최원영&rsquo;.

한편 ‘클래식 큐레이터 전수아가 들려주는 그림 속 음악이야기’도 관객들을 만난다. 4월 4일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에서(전석 초대).

광주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리스트 곡 ‘죽음의 춤’을 시작으로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드뷔시 ‘기쁨의 섬’, 라흐마니노프 ‘프렐류드’ 등을 피아니스트가 연주하고 해설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전 씨는 조선대에서 학·석사과정 피아노를 전공했다. 이후 박사과정부터 ‘예술학’을 공부하며, 공연 기획과 클래식 큐레이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평소에도 그림을 좋아해 유럽 전시회를 자주 방문하는데 명화에서 받았던 감동, 예술가들의 삶을 스토리텔링해 관객에게 전하는 것에서 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한다.

전 씨는 “이번 공연은 회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을 소개하고, 얽힌 비화도 들려주는 시간으로 채워나갈 예정이다”며 “꽤 알려진 레퍼토리임에도 불구하고 ‘클래식이 회화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중의 인식과 예술작품이 함의하는 가치의 ‘간극’을 채워주는 일이 클래식 큐레이터들의 소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연 레퍼토리를 보니 화가 ‘부팔마코’에게서 영감을 받은 음악가 ‘리스트’의 이름이 보인다. 이 밖에도 ‘무소륵스키’와 ‘하르트만’, ‘드뷔시’와 ‘와토’, ‘라흐마니노프’와 ‘뵈클린’, ‘그라나도스’와 ‘고야’ 등 쉽게 접하기 힘든 화가들과 음악에 얽힌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큐레이터 전수아는 미술 전시 마니아이기도 하다. 국내 1호 도슨트 김찬용과 함께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는 물론 스위스, 독일 등 유수 해외 전시를 자주 관람하며 클래식과 회화의 연관성에 주목하게 됐다.

 

 

허효정 교수가 &lsquo;클래식 음악은 어떻게 숭고해졌는가&rsquo;라는 주제로 클래식 큐레이션을 진행하는 장면

아울러 광주대 예술대와 독일 뮌스터음대에서 공부하고 공연 기획·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원영 씨도 주목받는 클래식 큐레이터다. 최 씨는 ‘살롱드소노르’라는 광주 클래식 길드(음악 동호회), 공연 기획단체 소노르클래시를 통해 클래식 지식을 쌓아 왔다.

동호회 활동을 계속하다 보니 “비전공자들에게 클래식 해설을 해줄 수 있느냐”는 제안이 들어왔고, 그러면서 ‘클래식 큐레이터’로 입문하게 됐다는 것.

그는 지난해 광주 남구문예회관에서 5·18을 초점화한 공연 ‘5월 광주의 향기’를 기획하고 해설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에도 오는 26일 바리톤 이하석의 예술가곡 공연 해설에 이어 5월 중 ‘티&클래식’이라는 주제로 광주변호사회예술동호회와 함께 공연 해설을 계획 중이다.

이어 6월 30일에는 광주문화재단 지원으로 k클래식앙상블과 함께 피아노 연탄곡을 선보이는 자리도 앞두고 있다. 또 김기용 첼리스트와 함께하는 공연 ‘첼리슈필’을 하반기에 해설한다.

음악 해설을 통해 공연을 풍부하게 만들고, 공연장 문턱을 낮추는 ‘클래식 큐레이터’들의 활약이 주목된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눈을 감고 무결점 바이올린 선율을 온전히 느끼다

금빛 드레스를 입은 바이올린 여제가 입장하자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도이치 그라모폰의 앨범에서 만나던 것보다 원숙하고 기품 있는 모습이다.그가 내림활로 현을 긋기 시작하자 관객 중

kwangju.co.kr

 

 

백남준 작품 최다 소장가 김수경 우리들 그룹 회장의 이야기를 듣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지맵)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리고 있는 미디어아트 특별전시 ‘백남준; 사랑은 10,000마일’은 백남준의 삶과 예술에 대한 통찰이 느껴지는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