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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류빈기자

영화의 이론: 물리적 현실의 구원 -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 지음, 김태환·이경진 옮김

by 광주일보 2024.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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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가상세계를 영상으로 구현한 가공의 시뮬라크르(simulacre)일 뿐, 그럼에도 여느 현실 못지않게 인간의 실재에 영향을 미치곤 한다. 어떤 작품은 뇌리에 남아 잠들 때까지 잊히지 않고, 또 다른 작품은 삶의 모티브나 동기부여가 된다.

사유의 층위를 넘어서 영화가 ‘현실’ 속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아마도 가능할 것 같다. 특히 현실을 초점화한 역사영화의 경우라면, 더 그렇다. 12·12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광주 시민들의 5·18 민중의식을 환기한 바 있다. 이번 달 개봉을 앞둔 영화 ‘1980’의 경우에도 1980년 광주와 소시민들의 아픔을 연상시킨다. 현실을 뒤흔드는 명작들을 보고 있으면 ‘영화’란 물리적 현실의 구원자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하는 것 같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 문화비평가·영화이론가, 소설가인 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의 ‘영화의 이론’이 번역 출간됐다. 크라카우어는 영화에 깃든 가장 큰 잠재력으로 ‘가시적인 물리적 현실을 드러내는 것’을 꼽았는데, 이 같은 폭로가 물리적 실재의 모순점들을 고발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고 말한다.

“현존하는 모든 매체 중에서 영화만이 자연을 거울로 비춘다. 영화만이 우리가 실제로 보았다면 몸이 돌처럼 굳어버렸을 사건들을 반사시켜 줄 수 있기에 우리는 영화에 의지한다. 영화의 스크린은 아테나 여신의 반질반질한 방패다.”

지혜의 여신의 방패에 맺히는 상처럼, 영화는 현존하는 비극을 고발하는 지혜의 거울이다. 저자에게 그런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크라카우어가 나치의 박해를 피해 온 유대계 독일인이라는 이력을 떠올려 보면, 유대계의 잔혹사를 다룬 영화 ‘쉰들러리스트’ 등이 쉽게 떠오른다. <문학과지성사·4만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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