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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작가는 어떻게 현상을 탐색하고 형상화하는가…드영미술관 ‘현상의 형상’전

by 광주일보 2024.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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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까지 김민재·이진상 작가 작품 선봬

김민재 작 ‘당신의 사랑에 키스하라’

 

작가는 본질적으로 현실을 탐색하고 그것을 토대로 창작을 하는 이들이다. 탐색과 구현 사이에는 간극이 있기 마련인데 작가에 따라 그것은 천양지차로 발현된다.

작가는 어떻게 현상을 탐색하고 현상화하는가.

드영미술관(관장 김도영)이 진행하는 ‘현상의 형상’전(오는 2월 25일)에서는 그런 고민의 지점을 엿볼 수 있다. 신년 기획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김민재, 이진상 작가의 결과물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관심있게 상상해볼 수 있는 자리다.

사전적 의미의 현상은 “사물이나 어떤 작용이 드러나는 바깥 모양새” 또는 “심리 작용의 매개에 의해 의식으로 발현되는 모든 것”을 말한다. 핵심 키워드는 바로 ‘작용’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으로 표현되기까지 작가의 내면에서 어떤 ‘작용’이 이루어졌고, 그것이 어떻게 구체적인 형상화의 단계로 전이됐는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김도영 관장은 “작가들은 다양한 현상과 이치에 주목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상을 들여다보고 탐색한다”며 “이번 전시는 탐색한 현상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자리이자, 다채로운 현상의 세계에 대한 사유의 시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민재 작가의 ‘당신의 사랑에 키스하라’는 일반적인 키스에 대한 통념을 뛰어넘는 작품이다. 사랑하는 이와의 키스라면 직접적인 입맞춤을 연상할 수 있지만 작품 속 남녀는 붉은 사과를 양쪽에 두고 입술을 댄다. 두 남녀의 육감적인 키스보다 붉은 사과를 탐하는 키스가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사과를 매개로 상대의 입술을 ‘탐색’하는 연인들에게 사랑은 결실에 이르기까지의 지난한 여정임을 암시한다. 또한 그 탐색의 과정이 사과보다 더 달콤하고 매혹적이라는 사실도 은연중 말하는 것 같다.

이진상 작 ‘셀카’

반려동물을 모티브로 작업을 해온 이진상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동물들과의 감정 공유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출품했다. ‘닭’, ‘개’, ‘토끼’, ‘돼지’, ‘원숭이’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그림은 저마다 개성 넘치는 표정으로 시선을 끈다. 반려동물의 의인화는 “반려동물을 사랑하자”는 구호보다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아마도 작가는 오랫동안 일상에서 탐색한 동물의 표정에서 인간이 지닌 어떤 모습이나 표정까지를 포착했을 것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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