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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해남 출신 김경윤 시인 다섯번째 시집 ‘무덤가에 술패랭이만 붉었네’ 펴내

by 광주일보 202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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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문제, 현대사의 비극 등 시로 형상화

해남 출신 김경윤 시인은 ‘땅끝 시인’으로 불린다. 그는 오랫동안 김남주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아 추모사업에 힘을 보탰다. 이전에는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 문단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현재는 해남 두륜재에서 기거하며 시 창작을 비롯해 독서, 그리고 소일을 하며 정년 이후의 삶을 살고있다.

김경윤 시인이 얼마 전 다섯 번째 시집 ‘무덤가에 술패랭이만 붉었네’(걷는사람)을 펴냈다.

시인은 “지난해에 바닷가 인근에 집을 하나 얻어 살면서 작품을 썼다”며 “네 번째 시집이 아들을 읽은 슬픔을 주제로 한 작품이었다면 이번 시집은 불교적인 의미, 삶과 죽음 문제 등을 현대사의 비극 등을 모티브로 한 시가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김경윤 시인

 

이번 작품집에는 제주 4·3이나 여순항쟁, 광주 5·18 등을 단상으로 한 시들도 많이 담겨 있다.

시인은 “제가 아들을 잃고 나니 자녀나 가족을 잃은 이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것 같았다”며 “제 개인의 슬픔을 넘어 국가나 사회적 폭력으로 자녀를 읽은 부모들의 아픔 등도 시의 소재가 됐다”고 덧붙였다.

“동백꽃 붉은 가슴 안고 찾아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그늘 깊은 후박나무 아래에서/ 불칸낭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토벌대 불구덩이에 아방 어멍 다 잃고/ 조천바다 숨비소리로 살아온 세월/ 고랑 몰라 고랑 몰라/ 목시물굴 캄캄한 어둠 속에서/ 슬픔의 밭담을 쌓고 견뎌 온 세월/ 고랑 몰라 고랑 몰라…”(‘불칸낭의 노래’ 중에서)

위 시 ‘불칸낭의 노래’는 제주 4·3을 겪은 주민들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고랑 몰라”는 “말해 봐야 모른다”는 의미의 제주도 방언이다. 화자는 가슴 밑바닥 깊은 곳에 켜켜이 묻어둔 고통의 세월을 풀어낸다. 또한 화자의 눈은 제주 4·3, 여순항쟁을 넘어 광주 5·18로 이어진다.

김익균 평론가는 “우리 역사 곳곳에 놓인 아픔과 우리 땅 곳곳에 피고 지는 자연이 모두 광주의 오월오 이어진다는 하나의 관점을 얻은 것은 이번 시집을 읽는 큰 보람의 하나다”라고 평한다.

한편 시인은 “땅끝에서 혼자 사는 집에 고양이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 고양이들을 돌보면서 짠한 마음이 든다. 아마도 그것은 모든 생명에 대한 애잔함이 아닐까 싶다”고 언급했다.

한편 김 시인은 1989년 ‘민족현실과 문학운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아름다운 사람의 마을에서 살고 싶다’, ‘신발의 행자’, ‘슬픔의 바닥’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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