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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기자

융복합, 건축, 현대미술을 한 자리에서 보다

by 광주일보 2023.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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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 3개 전시 개막 눈길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
아시아 건축 소재 ‘이음지음’
자연·인간 관계 ‘가이아의 도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21일부터 융복합, 건축, 현대미술을 모티브로 한 3개의 전시가 열린다. 사진은 복합1관에서 펼쳐지는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 장면.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남해의 어느 푸른 바다를 전시실에 옮겨온 것 같다. 한편으론 출렁이는 바다 영상 때문인지 마치 성경 속 홍해가 갈라지는 풍경이 연상되기도 한다. 남실거리는 파도가 영상을 넘어 실재의 공간으로 흘러넘칠 것 같은 느낌이다.

사람들은 곧잘 인생을 항해에 비유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예술 작품들이 바다와 항해의 의미를 조명했다. 바다가 지닌 생명력, 포용성 그리고 변화무쌍함은 인류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1세기에도 바다는 인류의 미래를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천혜의 자원일 수밖에 없다.

해항도시와 문화를 모티브로 한 전시가 21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이강현, ACC)에서 개막돼 눈길을 끈다.

아울러 ACC에서는 아시아 건축을 소재로 한 전시 ‘이음지음’,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모색해보는 전시 ‘가이아의 도시’ 등도 함께 열린다.

먼저 복합1관에서 2024년 6월 16일까지 진행되는 ‘디어 바바뇨냐: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는 주제가 말해주듯 해항도시와 연계된 문화를 미디어아트 등으로 풀어냈다.

콘텐츠는 바다와 관계있는 도시들인 인도 코치, 말레이시아 말라카, 중국 취안저우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해항 도시는 새로운 혼합 문화가 태동될 수밖에 없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상인들은 해로를 따라 해상교역을 펼쳤고, 그 교역은 문화와 문명의 교섭으로 이어졌다. 바다도시들은 확장과 변화를 거쳐 ‘혼합문화’를 꽃피웠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또 다른 문화와의 혼종이 이루어진다.

주제에 담긴 ‘바바뇨냐’는 신화적인 용어다. 중국에서 이주한 남자와 말레이계 여자 사이에서 출생한 후손들의 후손들을 일컫는 말이다. 즉 서로 다른 지역의 문화의 결합을 ‘바바뇨냐’라고 칭한다.

전시는 이질적인 문화들이 서로 만나고 변화되고 전이됨으로써 혼합문화로 정착되는 여정을 바다를 매개로 초점화한다. 시간에 따라 지역에 따라 변화하는 바다의 모습은 문화가 지닌 본질적인 ‘흐름’이라는 요인을 떠올리게 한다.

전시기획과 박예원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우리의 모습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또 다른 바바뇨는 아닌지를 상징적으로 묻는다”며 “저마다 다른 문화, 문화권에 거주하더라도 상대와 타자에 대한 다름을 인정하고 조화의 가치를 숙고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복합2관에서 2024년 7월 21일까지 진행되는 ‘이음지음’은 미술의 언어를 매개로 아시아 건축을 톺아보는 전시다.

지음은 ‘construction’을, 이음은 ‘connectivity’를 의미한다. 전시는 아시아의 도시 경관들이 내재하는 공통적인 특징을 콘텐츠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전통과 현재는 흐름을 매개로 공존한다는 데서 착안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셋레스트 부르시에 무주노의 ‘클리나멘’이 눈에 띈다. 커다란 수조 위에 둥둥 떠 있는 백자 그릇이 서로 부딪히며 발하는 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하다. 움직이면서 충돌하고, 이를 통해 또다른 에너지를 생성한다는 뜻을 지닌 ‘클리나멘’은 경계를 넘어 다양성과 새로움을 견인한다.

2층에서는 미래도시를 상상하며 콘텐츠화한 ACC 혼합현실랩의 ‘아시아 뉴토피아’가 눈길을 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한 삶에 대한 상상, 뉴토피아를 꿈꾼다.

 

ACC혼합현실랩 작 ‘아시아 뉴토피아’

공중에 매달려 있는 반원형의 조형물 위에 들어선 도시의 풍경은 그 자체로 이색적이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상상의 세계, 바빌론의 공중정원을 상정해 만든 ‘공중도시’가 미래의 어느날 눈앞에 나타날지 모른다.

세 번째 복합전시 3·4관에서 2024년 2월 25일까지 진행되는 ‘가이아의 도시’는 식물과 인간의 구도가 기본 바탕이다. 전시는 각각 자연과 문명을 대변하는 두 주체의 공존에 초점을 맞췄다. 알베로 1987의 작 ‘식물의 고요한 비명’을 비롯해 일본 유이치 히라코 작 ‘나무로 된 나무 28’ 등은 상상에 상상을 더해주는 작품들이다.

이강현 전당장은 “연말부터 내년까지 한꺼번에 각기 다른 3개의 전시가 개막돼 진행되는 만큼 많은 관객들이 방문해 수준 높은 전시를 관람했으면 한다”며 “해항과 건축, 현대미술 등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매우 밀접한 주제들”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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