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주 모어사이언스 이사
‘외계생명체를 찾아서’ 강연
태양계 밖 ‘외계행성’ 5500여개
광속 50년·인류 속도 15만년 걸려
우주 속 ‘창백한 푸른 점’인 지구
서로 싸우고 전쟁할 필요 있나요
‘정말로 외계인이 있을까?’
인류는 지구 밖 우주 너머의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호기심을 품어왔다. 지난달 멕시코 의회에서 1000년 된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시신이 공개돼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풀릴 듯 풀리지 않는 ‘외계생명체’에 대한 지구인들의 궁금증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11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에서는 외계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줄 강의가 펼쳐졌다. 강성주<사진> ㈜모어사이언스 이사는 이날 ‘외계생명체를 찾아서: 우주의 숨은 이야기들’을 주제로 우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강 이사는 97만 구독자를 보유한 과학 유튜브채널 ‘안될과학’에서 크리에이터 ‘항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동요 ‘작은별’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반짝반짝 작은 별~’ 다들 이 노래를 아실 겁니다. 사실 이 동요는 천문학자들에게 좋지 않은 노래예요. 별을 관측해야 하는데 별이 반짝거리면서 자꾸 밝기가 변하면 제대로 관측할 수 없거든요. 하와이 섬에서 가장 큰 화산 중 하나인 마우나케아 산 정상에는 세계 최고의 천문대들이 모여있습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관측을 방해하는 구름이나 대기가 거의 없어 별을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강 이사는 ‘우리가 궁금해 하는 외계생명체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외계인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영화에 나오는 E.T를 떠올린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구처럼 땅이 있는 행성에서는 팔다리가 있거나, 목성이나 토성과 같이 땅이 없는 행성에서는 해파리나 민들레 씨앗같은 형태의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인간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생명체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는 ‘외계생명체’를 찾으려면 우선 ‘외계행성’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계생명체와 외계행성이 가리키는 ‘외계’의 의미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외계생명체의 ‘외계’는 ‘지구’ 밖을 의미합니다. 화성, 달 등 지구밖이라면 어디에서 발견되든 ‘외계’ 생명체인 것이죠. 이와 달리 외계행성이라함은 지구밖이 아닌 태양계 너머에 존재하고 있는 행성을 가리킵니다.”
즉 우리는 태양이 아닌 다른 별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행성에서 외계생명체를 찾는다는 것이다. 태양계 내에서 지구와 유사한 환경의 행성은 없다는 사실을 탐사를 통해 확인했으니, 태양계가 아닌 별에도 지구와 같은 행성이 있다면 그곳에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여태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은 5500개에 달합니다. 지구처럼 별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적당한 환경을 갖고 있고, 인간처럼 문명을 형성한 생명체가 있는 행성은 우리 은하에 있는 별 수천억개 중 겨우 100개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가 설명하는 외계행성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코로나그래프’ 기법이다. 햇빛이 너무 강할 때 선글라스를 쓰면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는 것처럼 가운데 돌고 있는 강한 별빛을 가리면 비로소 별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이 보이게 된다.
“5500개라는 적지 않은 수의 외계행성을 발견했음에도 여태 외계생명체를 만나지 못한 이유는 뭘까요? 정답은 너무 멀어서 그렇습니다. 태양계 너머 외계로 가려면 빛의 속도로는 50년, 인류의 속도로는 15만년을 가야 만날 수 있죠. 외계생명체들도 물리 법칙은 따라야하지 않겠어요.(웃음)”
그는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 최후의 순간에 지구의 모습을 찍은 ‘창백한 푸른 점’을 보여주며 강의를 마무리 했다.
“이 사진에서 지구는 아주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지구는 우리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생명체가 살고 있는 곳입니다. 이런 작은 별에서 서로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싸우고 전쟁할 필요가 뭐가 있겠냐는 의미를 가진 사진이죠. 인간은 모두 창백한 푸른 점에 있는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는 외계생명체가 정말로 나타난다면 사회는 크게 변할 것이라며 이번 강연을 통해 외계생명체는 공상과학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강 이사는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천문학과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아이오와주립대에서 천체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팀 연구사를 지냈으며 현재는 tvN ‘벌거벗은 세계사’, tvN STORY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등 방송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과학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다음 강의는 오는 14일 오후 7시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다. ‘르네상스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구지훈 창원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유빈 기자 lyb54@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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