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2일까지 전시 연장…9월말 기준 전국서 3만5천명 다녀가
43명 작가 60여 작품…남도 출신 허백련·오지호·천경자 등 관심
기증자의 숭고한 뜻과 남도 출신 화가들의 예술혼이 만나 시너지효과를 낳다.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에서 열리고 있는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이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에 전시가 연장된다.
도립미술관은 15일 이번 전시는 이달 29일 종료 예정이었지만 도민과 전국 각지의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답하기 위해 11월12일까지 전시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시 연장은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의를 통해 결정됐다.
도립미술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시 시작일 8월 17일부터 9월 말 기준 약 3만5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전남수묵비엔날레(10월 31일까지) 특별전시 일환으로 개최된다는 점도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을 머물게 한 요인이다.
이지호 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 문화재와 미술에 대한 사랑을 함께 나누고자 했던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며 “전시 연장으로 전남도민은 물론 전국에서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그 의미가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전남도립미술관이 2021년에 이어 개최한 두 번째 특별전이다. 당시 ‘고귀한 시간, 위대한 선물’전도 화제의 중심에 설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평소 접할 수 없었던 대가들의 작품을 실견할 수 있다는 점이 열풍의 요인으로 분석됐다.
2021년에는 도립미술관이 기증받은 19점의 작품을 집중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국립현대미술관과 대구미술관 기증작까지 폭을 넓혀 총 43명의 작가 6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남도가 배출한 대가들의 작품을 톺아볼 수 있다는 점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든 것으로 보인다. 허백련, 오지호, 천경자 등의 화풍은 남도를 넘어 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잔잔한 감성과 특유의 울림을 선사한다.
허백련의 ‘어항풍정’은 산수에 대한 작가의 경험을 자유로운 선과 색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수려한 산수를 배경으로 미끄러지듯 강을 떠내려가는 배들의 행렬은 자유로운 심상을 느끼게 한다.
오지호의 ‘복사꽃 있는 풍경’은 봄의 절정에 다다른 장면을 이미지화했다. 뭉게구름 피어나듯 화려하게 핀 복숭아꽃은 몽환적이면서도 이상적이다. 혹여 무리지어 핀 꽃 너머에 무릉도원이 있을 것도 같은 풍경이다.
남도 출신 작가들 외에도 김기창, 장욱진, 이중섭, 박수근, 이응노, 방혜자 등 저마다의 예술혼이 응결된 작품들은 여느 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심미안을 선사한다.
아울러 작가의 노트에 쓰인 말에 따라 작품이 세 개 주제로 나뉘어 있어,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집중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작가의 에세이집이나 화문(畵文) 집에서 발췌한 글은 창작의 고통과 희열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도립미술관이 수집해 영상물과 인쇄물로 정리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는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정하윤 학예사는 “관람객들은 작가의 노트에서 발췌한 글들과 그림을 보며 작가가 어떤 감정에서 작품 활동을 했을지 생각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작가와 작품을 한층 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는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사전 예약, 또는 현장 참여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 참조.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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