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대신 1번타자·유격수
부담감에 공·수 부진 팀은 4연패
김도영 “큰 도움…이겨내겠다”
KIA 타이거즈가 뜨거운 포스트 시즌을 위해 ‘김도영 살리기’에 나섰다.
1위 LG 트윈스를 상대로 3연승 질주를 했던 KIA의 순위 싸움에 제동이 걸렸다. 공교롭게도 톱타자이자 유격수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박찬호의 이탈과 맞물려 KIA는 힘든 한 주를 보냈다.
박찬호는 지난 12일 삼성전에서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손 4번째 손가락 인대 부상을 당했다. 타격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수비와 대주자로 역할을 가능한 만큼 엔트리에 그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찬호가 타석에서 물러나면서 김도영에게 많은 역할이 주어졌다.
김도영은 박찬호가 빠진 뒤 17일 두산전까지 3경기에서 톱타자로 나섰다.
12일 삼성전에서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감이 좋았던 만큼 김도영은 “자리 신경 쓰지 않고 하던 대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지만 결과는 12타수 무안타. 볼넷으로 단 한 차례 출루하는 데 그치면서 스피드도 보여주지 못했다.
박찬호가 빠지면서 김도영의 수비 자리에도 변화가 있었다. 김도영이 유격수로 이동했고, 13·15일 경기에서는 최정용이 3루수를 맡았다. 17일에는 변우혁이 3루에 섰지만 공교롭게도 3루에서 연달아 실책이 나왔다. 김도영도 실책을 하나 기록했다.
마음과 다른 타격에 내야에서 가장 바쁜 유격수 자리까지 소화하느라 김도영이 공·수에서 부진했고, 그 사이 팀은 4연패까지 기록했다.
비로 취소됐던 두산과의 월요일 경기가 전개된 18일 김종국 감독은 결국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경험 많은 최원준에게 톱타자를 맡겼고 그 뒤에 김도영을 배치했다. 또 올 시즌 김도영이 맡아왔던 3루수로 수비 위치를 바꿨다. 익숙한 원래 자리로 김도영이 돌아간 셈이다.
김종국 감독은 “안타보다는 출루를 했어야 하는데 타격 매커니즘에 힘이 들어가는 모습이다. 대구전 이후 상체로 타격을 하는 게 보인다. 간결하게 하체를 주로 해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도영이가 꾸준하게 3루를 보는 게 나을 것 같다. 가장 준비를 많이 한 포지션이다”며 “김규성이 유격수 경험이 많으니 스타팅으로 한 후에 뒤에 대기하는 선수들로 교체해가면서 할 생각이다. 박찬호가 후반에는 수비되니까 상황 맞춰서 운영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 주말 허술한 수비로 두산에 승기를 내줬던 상황을 고려한 수비 강화다.
팀의 최고참 최형우도 연패에 빠진 팀 분위기 전환과 김도영 ‘감잡기’에 특급 도우미로 나섰다. 최형우는 18일 두산과의 홈경기에 앞서 배팅볼 투수를 자처했다.
최형우는 김도영, 김규성, 이창진 등의 타격 시간에 직접 공을 던져주면서 후배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최형우는 “그냥 몸풀려고 했다. 별 의미 없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후배들에게는 특별한 타격 훈련이 됐다.
김도영은 “형우 선배님이 감잡게 해주신다고 공을 던져주셨다”며 “노림수 이런 것도 많이 알려주신다.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아직은 그런 게 어렵다. 생각을 하고는 하는데 마음처럼 잘 되지는 않는다. 이겨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은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한 2년 차 선수. 하지만 김도영은 팀 상황상 반드시 역할을 해줘야 하는 핵심 선수이기도 하다. 사령탑과 베테랑의 ‘김도영 살리기’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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