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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류빈기자

아는 동물의 죽음 E.B. 바텔스 지음·김아림 옮김

by 광주일보 2023.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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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잃는 것이 아예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시인 앨프리드 테니슨)

사랑에 대한 시인의 경구는 용기를 주지만, 죽음을 말미암아 이별해 본 사람은 관계맺기에 주저한다. 비단 인간들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통해서도 사람들은 관계와 이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랜 시간 반려동물과 함께해 온 저자 E.B. 바텔스가 최근 ‘아는 동물의 죽음’을 펴냈다. 예견된 필멸 앞에서도 인간은 왜 반려동물 혹은 존재와 서로 무한한 사랑을 주고받는지에 대한 경험적 성찰을 담았다.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맘껏 사랑하고 ‘헤어질 결심’을 하자는 것.

“반려동물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 추모의 그림과 무덤 중에 껴안을 수 있는 건 없다.”

잔인하지만 그 많은 사랑을 주어도 사랑하는 존재란 소멸하면 그만이다. 인간이나 동물을 막론하고 죽음 앞에서는 모두 ‘침묵’한다. 저자는 이같은 슬픔에서 탄생한 고대 이집트 미라, 중세시대의 박제, 유전자 복제 등 ‘영구보존 기술’의 변천사를 언급한다. 그러면서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욕망 너머 우리가 상기해야 할 진짜 애도의 방식을 사유케 한다.

책은 헤어짐을 딛고 일어서는 담대함을 가르쳐준다. 눈앞에서 사라졌지만 그것을 ‘안다’라고 언술하는 동안 떠나간 존재들은 오래도록 비망록에 남아 있게 된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또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해본 이들에게는 의미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위즈덤하우스·1만8000원>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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