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봉투마다 꼬챙이 가시처럼 박혀 찔리는 사고 잇따라
설탕 범벅 막대기 길거리 버려져 벌레 꼬이고 주민 안전 위협
MZ세대 간식으로 통하는 ‘탕후루’(糖葫蘆)의 꼬챙이가 광주 도심에서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마다 꼬챙이가 가시처럼 박혀 청소하는 상가주민 뿐 아니라 환경미화원이 잇따라 다치고 있다. 청소년들이 꼬챙이를 버리기 귀찮아 종량제 봉투에 꽂아넣기 때문이다. 설탕액이 묻어 있는 꼬챙이는 상가와 길에 버려져 벌레가 들끓고 있다.
최근 광주 도심에도 탕후루 열풍이 불고 있다. 탕후루는 중국 전통 길거리 음식으로 딸기와 파인애플 등을 꼬챙이에 꿰어 설탕을 녹여 입힌 간식이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된 광주지역 탕후루 가게는 20곳에 달하고 이 중 25%가 충장로 1~3가에 몰려 있다.
문제는 실종된 시민의식이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시민들이 꼬챙이를 길가에 있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아무렇게나 쑤셔넣고 있었다.
이미 꼬챙이 꽂이가 된 종량제 쓰레기 봉투는 찢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무렇게나 쑤셔넣은 꼬챙이는 상가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대형상가에 입주해 있는 한 상인은 “손님이 버리고 간 탕후루 꼬챙이를 절반으로 꺾어 버리려다 최근 손바닥을 크게 다쳤다”면서 “이 정도로 심각하면 지자체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충장로 환경미화원들은 “부상 위험 때문에 쓰레기 봉투 치우기가 겁난다”고 토로했다.
8년째 충장로를 맡고 있다는 A씨는 “종량제 봉투에 박힌 꼬챙이에 찔려 손바닥을 다치고 옷이 찢어지기도 했다”며 “길에 떨어진 꼬챙이가 너무 많아 일일이 줍기도 힘들어 고역”이라고 말했다.
16년 차 환경미화원인 B씨도 “쓰레기 봉투를 들어올릴 때면 꼬챙이가 품안으로 ‘쑥’ 들어올 때가 있다”며 “쓰레기 봉투에 담긴 깨진 유리 칼 등이 몸을 찌를 때와 같이 식겁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시민들은 탕후루를 먹다가 흘린 설탕액에 벌레가 꼬이고, 밟으면 신발 밑창이 끈적거린다고 불평했다.
또다른 상인은 “손님들이 꼬챙이를 들고 상가에 들어와서 꼬챙이를 버리곤 하는데 설탕 덩어리가 바닥에 눌러붙으면 뜨거운 물을 끼얹지 않으면 청소가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충장로 상인들은 출입구에 ‘탕후루 들고 들어오지 마세요’라는 글귀를 붙여야 하는 지경이 됐다. 일부 상가에서는 쓰레기 봉투 위에 ‘탕후루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라는 당부 글을 붙여놓기도 한다.
탕후루 가게 업주들도 가게 앞에 쓰레기통을 두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허사다.
음식 특성 상 매장에서 벗어나 손에 들고 다니며 먹기 때문에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버려지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충장로 상인은 물론 시민들이 탕후루 쓰레기 관련 민원을 숱하게 제기하고 있다”며 “구청에서 꼬챙이 음식 판매업주들에게 쓰레기를 잘 처리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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