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대학가, 학생 공모 통해 수요자 맞춤 강의로 변화 시도
데이트하고 코스 계획 짜고…‘반려식물 키우기’·‘동아리 활동’도
광주·전남 대학가에서 이색 교양과목이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대학들은 학교에서 개설하는 강좌에서 벗어나 학생 공모를 거쳐 과목을 신설하는 수요자 맞춤형 강의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전남대는 학생 공모전을 거쳐 선정한 ‘연애의 첫 단추’ 강의를 2학기에 시작한다. 3학점짜리 교양 선택 과목이다.
이 과목은 “이성과 mbti, 취미 등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며 실제 연애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학생들의 바람에 따라 개설됐다.
수업에는 이성끼리 1:1로 조를 이뤄 데이트 하는 과제도 포함돼 있다. 이성과 함께 하면서 느낀 감정과 경험을 발표한다.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되 이슈 토론, 데이트 코스 계획서의 완성도, 데이트 과제 발표 점수 등을 합산해 성적을 매긴다.
이 강의를 맡은 한의숭 교수는 “학생들이 토론과 데이트 실습을 통해 개별주체로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성 간 상호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체험형 강의도 신설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공부를 장려하자는 취지에서다.
순천대는 2학기에 ‘순천 한 바퀴’ 교양과목을 개설한다. 역시 학생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한 과목이다.
수강생 정원이 20명이지만 수강신청 전 학생들의 관심도를 반영하는 ‘미리담기’ 횟수는 100회를 찍었다.
학생들은 자유 주제로 좋아하는 장소를 걸어서 탐방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제를 제출한다.
필기시험이 없는 대신 학생이 방문한 장소와 코스 선정 이유 등을 발표하는 내용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김순기 교수는 “이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순천이라는 지역을 이해하고 타지역에서 온 학생들도 지역에 애정을 갖게될 것”이라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남대 농대는 지난 1학기 ‘반려식물 키우기’ 강의를 개설했다.
학생들은 분갈이, 화분 고르기, 물·비료주기 등 식물 관리요령을 배워가며 반려식물을 키웠다.
이 강의는 전남대 농대에서 교양선택 과목 수강신청 경쟁률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박성화 교수는 “전공필수와 달리 교양과목에서는 학생에게 부담이 덜하면서도 유익한 과목을 개설하고 싶어 강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순천대는 교수와 학생이 참여한 동아리 활동을 정식 과목으로 채택했다.
지난 2017년 일부 교수와 학생이 동아리를 꾸려 농작물을 심고 관찰하던 활동이 강의로 채택됐다. ‘흙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다.
강좌 개설 4년째인 올해 1학기에는 수강생 500여명에 달하는 대표 강의가 됐다.
강의 담당 한효심 교수는 “농작물이 종자에서 발아해 꽃과 열매를 맺기까지의 과정을 학생들이 체험함으로써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는 한편, 우리 농산물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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