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특보 35일·최고기온 36.9도·최고 체감온도 38.6도 기록
폭우·소나기로 인한 높은 습도가 원인…온열질환자 56명 발생
올 여름 광주시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습도에 ‘일최고체감온도’가 치솟으면서 펄펄 끓는 ‘한증막 무더위’가 계속됐다.
올해 광주 첫 폭염특보는 지난 6월 17일에 내려졌다. 이는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빠른 것으로 보통 폭염특보가 6월 말 내려진 것에 비해 이른 시기에 발효됐다. 이번 여름 더위가 평년에 비해 한층 덥고, 신체적으로 힘들게 느껴지는 원인이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이른 폭염의 원인으로 상층고기압이 한반도 전체를 뒤덮어 구름을 몰아내고 뜨거운 햇볕이 쏟아지게 만든 점을 꼽았다.
이어 예년보다 서해와 남해 수온이 2~3도 가량 상승한 것도 폭염의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해수온이 1도 높아질 때마다 수증기가 4~7% 가량 증가하게 되는데, 습도가 높아짐에 따라 폭염의 정도를 결정하는 일최고체감온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 여름 광주 폭염 일수도 폭증했다. 첫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6월부터 이달 16일까지 광주에 폭염특보는 총 35일 발효됐다.
평년 여름 폭염특보가 20일에 미치지 않고, 30일까지 발효된 해가 드문 만큼 여름이 끝나지 않은 시점의 기록으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이어 일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 올라갈 때 발효되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날도 기록을 갱신할 전망이다.
지난달 26일 미처 장마가 끝나기도 전에 광주에 발효된 폭염경보는 이달 10일 제 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하기 전까지 16일 지속됐다. 뿐만 아니라 카눈이 지나간 직후 다시 광주에 내려진 폭염주의보가 지난 15일 폭염경보로 격상되면서, 8월 16일 기준 올 여름 광주 폭염경보 일수는 18일로 늘어났다.
기상청은 오는 9월 초까지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2018년을 제외한 폭염경보 일수 기록(2018년 37일, 2006년 22일, 2021년 21일)을 갱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 지난 7월 한달 평균기온과 낮 최고기온, 일최고체감온도 역시 평년보다 높았다. 평년 7월 광주 월 평균기온은 25.9도였지만, 올해는 기온이 대폭 상승해 26.3도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6일 서구 풍암동에서 올해 가장 높은 낮 최고기온 36.9도를 기록했고, 하루 전인 5일에는 북구 운암동에서 35.8도를 기록하는 등 연일 더운 날이 이어졌다. 또 일최고체감온도는 지난 7일 북구 운암동에서 공식기록 상 36.6도, 비공식적으로는 38.6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높은 일최고체감온도와 연이은 폭염특보의 원인으로 장마기간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와 잦은 소나기로 인한 높은 습도를 꼽았다.
지난달 25일 장마가 끝나기 하루 전 광주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며 습도가 높은 상황에서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치솟아 일최고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을 유지할 정도로 높아진 상황에, 광주지역에 잦은 소나기가 내리면서 올 여름 덥고 습한 ‘한증막 무더위’가 엄습했다는 것이다.
또 서쪽에 위치한 티베트 고기압과 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 등 덥고 습한 아열대 고기압들이 번갈아 영향을 끼쳐 광주 지역에 맑은 날씨와 잦은 소나기가 내려 높은 체감온도를 유지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무더운 날씨에 광주지역에서는 온열질환자도 속출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광주에서 5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동기간 2021년 31명, 2022년 16명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던 것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폭염과 온열질환자 폭증에 광주시가 보내는 폭염재난안전문자 발송 횟수도 크게 늘었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8월 16일까지 동기간 동안 2021년 2건, 2022년 0건을 보낸 반면 올해 폭염재난안전문자는 35건이 발송됐다. 전국적으로도 온열질환자는 8월15일 기준 2335명으로 2018년 이후 5년만에 2000명 선을 돌파했으며, 사망자는 29명으로 지난해 9명의 3배를 넘어섰다.
한편, 연이은 폭염에 행정안전부는 지난 1일 2019년 이후 4년만에 폭염위기경보를 4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가 하면 지난 3일에는 사상 첫 폭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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