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특수 속 신혼부부 울리는 웨딩업체 횡포

추가 비용에 현금 결제 요구…계약서에 부당한 의무 조항 넣기도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분야서 심각…광주 피해 호소 잇따라

/클립아트코리아

지난 4월 결혼한 김소영(여·29)씨는 광주시 남구의 유명웨딩업체를 통해 결혼 준비를 하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결혼식을 두 달 앞두고 웨딩드레스를 골랐는데 예식을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돌연 웨딩업체 직원으로부터 드레스가 바뀌었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웨딩플래너가 김씨의 동의 없이 드레스를 변경했고, 설상가상 드레스 변경 명목으로 100여만원의 추가 요금이 부과 된 것이다.

이뿐 아니라 웨딩업체는 꽃 추가 비용, 사진 원본 수령 비용 등을 요구하며 700여만원의 추가비용까지 요구했다.

김씨는 “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아 계약 취소도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결제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결혼 컨설팅을 받을 때도 현금으로 결제하면 할인해 주겠다면서 업체 내 현금인출기를 쓸 것을 요구하는 등 신혼부부를 제멋대로 끌고 다녔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결혼식을 미뤄왔던 광주·전남 신혼부부들이 결혼 준비에 나서면서 웨딩업체로부터 부당한 피해를 당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계약 이행 과정에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고 계약서를 멋대로 수정하거나 계약 조항에 부당한 의무 조항을 넣는 등 횡포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광주호남지원에 따르면 광주·전남 결혼준비대행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20년 94건, 2021년 92건이었으나 지난해 152건으로 1.5배 증가했다. 올해 또한 지난 6월까지 127건의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됐다.

실제 웨딩 업체들은 정가제를 도입하지 않고 각종 추가비용을 예비 부부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꽃 추가, 드레스 변경, 메이크업 수정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항목이 워낙 많다 보니 웨딩플래너의 설명만으로는 어디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지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일명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로 불리는 웨딩 관련 업체들이 각 서비스 항목마다 별도의 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는 이유로 정가제 도입을 하지 않아 예비 부부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결혼한 양가현(여·32)씨는 광주시 북구에 있는 웨딩컨설턴트 업체를 이용했다가 ‘추가 비용 폭탄’을 맞았다.

양씨는 결혼 준비를 잘못 했다간 웨딩업체로부터 바가지요금을 쓰게 마련이라는 소문을 듣고 결혼 준비 과정을 대행해 줄 웨딩플래너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웨딩플래너가 결혼식에 앞서 계약서를 써 줄 때에는 추가 비용 발생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듣지 않았는데, 막상 결혼식이 끝나고 나자 상황이 달라졌다.

“스튜디오 촬영 원본사진을 구입하려면 44만원을 내야 한다”, “드레스가 신상이니 2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사진 1회 수정할 때마다 4만원이 추가된다” 등 업체로부터 추가 비용 요구가 쏟아진 것이다.

지난 4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신혼부부의 ‘광주시 웨딩업체 계약 불이행 폭로글’이 올라왔는데, 19만 조회수를 넘기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글쓴이는 메인무대와 신부대기실에 생화와 조화를 추가하고, 양측 혼주가 스냅사진을 남기기로 협의해 추가금액을 지불했는데도 결혼식 당일 그 대부분의 계약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글쓴이는 총 500만원 가량의 추가금을 냈지만 계약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피해 내역을 공개했다.

또 영상, 사진 등 증거를 모아 업체측에 했지만 업체는 2주 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결혼 준비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과도하게 부과되거나 할인해준다는 명목으로 현금결제를 강요당하는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 웨딩플래너가 어떤 계약을 추진하는지, 웨딩업체와 계약서에 부당한 내용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당한 일을 당하면 곧바로 한국소비자원 등에 신고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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