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6경기에 7.2이닝 소화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2군 간다 해도 후회 없이 던져”
김유신
“지금 2군 내려간다고 해도 후회 없습니다.”
KIA 타이거즈의 좌완 김유신이 자신 있는 피칭으로 불펜의 소금으로 떠올랐다.
후반기 KBO 그라운드에서는 박빙의 순위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숨막히는 순위 싸움 속에서 KIA는 지난 주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한 주의 시작이었던 1일 삼성전에서 믿었던 선발 산체스가 뭇매를 맞았다. 산체스는 4회까지 10개의 피안타를 맞으면서 7실점을 했다. 여기에 류지혁의 2루타가 홈런이 되는 오심도 나오면서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초반 흐름이 전개됐다.
결국 선발 산체스가 4회를 끝으로 등판을 마무리했고 김유신이 3-7로 뒤진 5회말 두 번째 투수로 투입됐다. 분위기를 탄 삼성의 일방적인 흐름이 예상됐던 경기는 그러나 11-8, KIA의 대역전극으로 마무리됐다.
김유신이 2.1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면서 흐름을 바꿨고, KIA는 짜릿한 역전승을 장식했다. 김유신은 이닝과 팀 승리를 동시에 책임졌다.
김유신은 이 경기 포함 후반기 6경기에서 7.2이닝을 소화하면서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이 좋다. 전반기와 다른 공격적인 피칭으로 효율적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김유신은 “올 시즌 처음 1군 올라왔을 때와 기술적으로 다른 것은 없다. 던지는 마인드도 똑같지만 올라가서 던지는 방향성을 다르게 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잘해서 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 부담감을 가지고 던졌다. 지금은 후회하지 말고 하나하나 전력으로 던지다는 생각이다. 전력으로 빠르게 타자를 상대하자는 생각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이게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올라오면서 마음 먹은 대로 이뤄진 것이다. 던지는 모습을 봐도 전에는 스스로 어떻게든 해보려는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후회 없이 전력으로 던진다. 그렇게 해서 좋은 성적 나고, 팀도 올라가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유신은 공격적인 승부와 함께 주무기인 커브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김유신은 “ 감독님께서 저한테 바라시는 게 제구력이다. 가운데만 보고 거기서 조금씩 컨트롤 하면서 공을 던지고 있다. 공격적으로 해서 빠르게 상대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커브를 (포수) 김태군 선배가 믿고 사인 내주셔서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주무기가 커브였기 때문에 확실하게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새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태군도 김유신의 자신감을 채워주고 있다.
김유신은 “선배님이 생각보다 잘 던진다는 말씀을 해주셨다(웃음). 던질 때마다 ‘잘 던진다’고 크게 파이팅 소리를 내주셔서 자신감이 생긴다”며 “공이 느려도 안 맞을 수 있으니까 자신있게 던져라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다.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KIA의 인상적인 승리 중 하나로 남을 8월 1일 삼성전은 김유신에게도 의미 있는 경기로 남았다.
김유신은 “생각하지 못한 타이밍에 들어갔지만 마음 편하게 올라갔다. 긴 이닝을 던질 줄 몰랐는데 최선을 다해서 잘 던져서 팀이 승리를 하게 돼서 많이 기뻤다”며 “다 던지고 내려와서 아이싱 하고 보강운동하는데 점수가 나니까 많이 뿌듯했다. 역전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잘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형들도 ‘유신이 너 덕분에 이겼다’고 말씀 해주셔서 많이 뿌듯했다”고 웃었다.
최근 선발진의 이닝 부족으로 불펜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김유신의 역할은 늘었다. 김유신에게는 기회이자 보람이 됐다.
김유신은 “경기 많이 나가고, 시합 나갈 기회가 생겼다. 필승조 형들하고 (최)지민이가 조금 더 쉴 수 있게 하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당연히 더 잘하고 싶은 생각도 있고, 욕심도 있지만 지금 2군을 내려가더라도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예전에는 2군 내려가면서 ‘생각 없이 자신 있게 던질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전력으로 하면서 편한 마음으로 잘 되니까 후회가 없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처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빠르게 승부하면서 이닝 확실하게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 꾸준히 이렇게 던지다 보면 시즌 끝날 때쯤이면 나도 팀도 올라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