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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수강신청 10만원에 팔아요”…대학생 사재기·거래 ‘성행’

by 광주일보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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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인기강의 ‘돈벌이’ 이용…사재기 속출에 학생들 잇단 피해
전남대생 530명 설문…10명 중 3명 “강의 거래 해봤고 목격했다”
전남대 총학 “거래 멈춰달라”…학생들 “과목·수강인원 늘려줘야”

 

전남대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강의 거래 게시글.

광주·전남 대학가에서 새학기를 앞두고 수강신청 기간이 시작되자 ‘강의 거래’도 덩달아 판을 치고 있다.

강의 거래는 미리 수강신청 해 둔 특정 강의를 다른 학생에게 돈을 받고 양도하는 행위로, 일부 전공강의나 인기 강의에 수강 신청이 몰리는 것을 악용해 ‘돈벌이’를 하는 것이다.

돈벌이를 위해 일부러 특정 강의를 ‘사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정작 강의를 필수로 들어야 하는 학생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돈을 주고 강의를 구입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중심’(이하 전대 총학)은 지난 9일 전남대 에브리타임(학생 게시판)에 공지문을 올리고 “강의 거래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전대총학은 학교측의 요청을 받고 해당 글을 올렸다고 한다.

전대 총학은 공지문을 통해 “최근 들어 당장 졸업에 필수적인 과목이 아니더라도 원하는 교양 과목을 구매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강의 거래 사례가 늘고, 인기 과목의 수요가 높아지면 가격도 비싸질 것이며 사기 피해도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전남대 학생들만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강의를 사고파는 학생들의 게시글이 수십건 올라왔다.

전남대는 지난 4일부터 학년별로 수강신청을 시작해 10~11일 전학년 공통 수강신청을 받고 있는데, 이 기간 동안 기다렸다는 듯 강의 거래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었다.

자유게시판, 비밀게시판 등지에는 ‘생활영어 29분반 팔아요’, ‘채권총론 팔아요’ 등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아예 강의들을 사재기한 듯 ‘이러닝 교양선택 강의 3개 팔아요’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반대로 ‘생활영어1 사요’, ‘생물실험2 4분반 사요’, ‘여행의세계 팔아주세요’ 등 강의를 팔아달라는 글도 수십건 게시됐다.

10일 에브리타임 게시판에는 오전에만 20여개가 넘는 강의 거래 게시물이 올라왔다. 거래 이후 증거 인멸을 위해 게시글을 지워버리는 경우도 있어 실제 거래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대 총학 관계자에 따르면 강의 거래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PC방 등에서 만난 뒤, 판매자가 수강 취소 신청을 하는 즉시 구매자가 수강 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대 총학이 지난 1월 전남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530명 중 179명(33.8%)이 강의 거래를 하거나 목격한 적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이 중 10명은 실제 강의 거래를 해 본 적도 있다고 응답했다.

거래 가격은 1만~5만원대가 가장 많으며, 인기 강의의 경우 10만원을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대는 학칙에 학생 간 수업 매매 행위를 금지하며 징계 대상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해당 수업 수강내역 삭제, 수강신청 시스템 접속 강제 지연, 학점이월대상 제외 등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징계를 받은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 커뮤니티를 이용해 음지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터라 거래 행위를 일일이 적발하고 징계를 내리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전남대만의 문제는 아니라 지역 대학가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학생들을 입을 모은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 측에서 수강 가능 인원을 턱없이 적게 설정해 수요가 몰려 강의 거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강의 거래하면 혼난다고 하기 전에 강의 수나 수강 가능 인원부터 늘려줘야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대 총학 관계자는 “에브리타임 게시물만으로는 거래자가 누구인지 특정하기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제보를 받고 거래 행위자를 추적 중이다”며 “강의 거래를 막을 수 있는 새 수강신청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학교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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