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공공수영장 13곳…강사 구인난에 상당수 강습반 개설 못해
코로나에 직종 변경 잇따르고 고강도 업무 불구 박한 임금에 기피
여름방학을 맞아 학부모들의 생존수영 특강 요구가 줄을 잇고 있지만, 광주지역 공공수영장에서는 강사를 구하지 못해 수업 개설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수영장 강사들의 경우 업무 강도는 강한데 반해 임금이나 복리 후생이 민간업체보다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강사들이 공공수영장 근무를 기피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생존수영 수업이 의무화 되고 올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까지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의 생존수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공공수영장에선 수업 개설조차 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역 내 공공수영장은 동구 2곳, 서구 4곳, 남구 3곳, 북구 2곳, 광산구 2곳 등 13곳이 시설공단이나 체육재단 등에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최근 광주시 통합민원 응답 사이트인 ‘바로응답’에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남부대수영장)에 어린이 강습반 중 초급반이 개설되지 않아 불편하다는 글을 올렸다.
광주시는 “현재 수영장이 강사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달 중 초등부 기초반을 개설하겠다”고 답변을 달았지만 아직까지 초급반은 개설은 되지 않았다.
이에 학부모는 “명색이 시립수영장인데 왜 어린이 초급반만 강사가 없냐”고 불편을 호소했다. 하지만 위탁운영을 하고 있는 남부대수영장 측도 난감해 하고 있다. 강사 모집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기 때문이다.
남부대수영장은 “2015년 문 연 이래 강사가 부족해 반을 개설하지 못했던 것은 올해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강사 모집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강좌 두개를 합쳐 여분의 강사를 마련해 초등 기초반으로 편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사부족은 남부대수영장의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 3월 개장한 서구 치평동에 있는 광주상무국민체육센터는 두 달간 강사를 구하지 못해 전체 시설 중 수영장만 개장하지 못했다. 정규직 강사 채용 공고를 올렸지만 지원자가 없자 결국 비정규직으로 조건을 변경해 두 차례 추가 공고를 올린 뒤에야 강사를 구해 지난 5월 16일 개장할 수 있었다. 현재는 비정규직 강사 5명이 강좌 9개만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수영장의 강사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이유로 업무 강도는 높은 반면 급여가 낮아 안정적인 근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정규직의 경우 안전관리와 상근까지 맡아야 해 업무강도가 높다. 또한 공무원법에 따라 호봉제로 월급이 지급되지만 이마저도 무기계약직이라 월급이 최대 250만원선을 넘지 못한다.
반면 비정규직 강사는 적게는 2시간부터 많게는 4시간까지 파트타임으로 일하지만 월급은 시수(수업 개수)대로 지급되고 따로 의무사항도 없어 그나마 선호하는 편이다.
결국 수영강사들은 공공수영장보단 사설 어린이 수영장으로 몰리고 있다. 광주지역 민간 어린이 수영장은 20여개로, 이곳에서 일하는 수영강사들은 임금도 기본급에 맡고있는 학생 수에 따라 인센티브가 추가되는 등 처우가 공공수영장보다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광주에 600여개가 넘는 체육시설이 있지만 수영장만 직영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관리 주체인 한 시설공단 역시 한해 운영 예산이 정해져 있는 만큼 당장 월급을 올리긴 힘들다고 밝히고 있다.
공공수영장에서 근무하는 수영팀장은 “지자체 차원에서 고용안정을 위한 임금 적정선을 확보해줘야 한다”면서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공공수영장에서 일할 수영강사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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