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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수백억 들인 광주 신축 공공건물 누수로 ‘줄줄’

by 광주일보 2023.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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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경기장 주차장·시화문학관·송정역 주차빌딩·서빛마루센터
잇단 누수에 물 흥건…전문가들 불법하도급 부실시공 원인 지적

18일 광주시 북구 임동 무등경기장 지하주차장 바닥에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흥건히 고여있다.

수백억원의 혈세를 들여 지은 광주지역 공공기관 신축 건물이 연일 내리는 폭우에 비가 줄줄 새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 생활과 밀접한 관급공사지만 업자(공사·납품)-브로커-공직자를 잇는 관공서의 고질적인 유착으로 인한 부실시공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도 불법하도급과 같은 건설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광주시 북구 임동의 무등경기장 지하주차장 바닥은 천장에서 떨어진 물로 흥건했다. 웅덩이 형태로 고여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였다.

무등경기장은 489억원의 예산을 들여 3년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지난달 19일 재개장 했다.

이날 시공사와 함께 현장확인에 나선 광주시종합건설본부(종건) 관계자는 “이 물은 누수가 아니라 지하수가 흐르는 배수배관에 맺힌 ‘결로현상’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하주차장 천장을 지나는 관에는 무등경기장 지하의 차가운 암반수가 흐르고 있어 배관 내·외부의 온도가 달라 관에 맺힌 물이 떨어져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소방 배관은 단열재 처리가 돼 있는 반면, 배수배관은 단열재 처리가 돼 있지 않아 결로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본 것이다.

결로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기온차가 생기면 언제든지 지하주차장에 물이 고일 수 있기 때문에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만들었음에도 이 같은 상황을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무등경기장 시공사 관계자는 “경기장이 천변과 인접해 있기도 하고 이번 폭우로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리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170억원을 들여 건립중인 북구 각화동의 광주시화문학관도 이번 폭우로 물이 샜다.

광주시화문학관은 광주시가 북구 테마마을로 선정한 시화마을에 짓고 있는 문학관으로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많은 비가 내리자 2층에 있는 창문으로 빗물이 새어 들어 1층까지 누수현상이 발생해 오는 9월 개관에 난항을 겪게 됐다.

종건은 문학관의 건설 하자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단기간에 받아낸 빗물이 많은 탓”이라고 해명을 내놨다. 그러면서 “현재 하자가 있는 부분에 대해 최종 점검을 마쳤고 보수공사 비용 견적을 받아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5월 31일 문을 연 광산구 송정동의 송정역 주차빌딩도 두 달이 채 되기 전에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

1층과 2층 집수관 연결 부위가 90도로 꺾여있어 배수관로 빗물이 역류했고 3~5층은 차량 배기가스 환기 공간에서 빗물이 들어오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또 운영사무실 천장과 6층 엘리베이터 주변에서도 빗물이 샜다.

코레일 측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하자가 맞다고 인정하고 이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90도로 꺾인 집수관 연결 부위는 45도로 조정하고 구경 역시 100도에서 150도로 수정할 계획이다.

빗물이 새는 곳에 대한 조치로 지난 13일 합동점검을 실시했고 14일에는 시공사에 보수 공문을 보낸 상태다. 다만 본격적인 보수공사는 장마철이 끝난 뒤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서구에서 226억원을 들여 건립한 서빛마루센터는 개관을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 누수 현상이 발생해 개관이 연기됐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국민의 혈세로 만드는 공공기관 건물에서 누수가 발생했다는 것은 공사 현장의 감리와 시공사, 발주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적절한 비용과 적절한 시간이 주어져야 완전한 공사가 이뤄지는데, 불법하도급으로 인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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