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이어 청구…용도변경 과정 심의위원 명단 유출 등 법위반 감사
정치권 ‘토호 세력 카르텔’ 의혹 제기…경찰 수사 촉구 목소리도 커져
광주시가 광산구에 이어 박광태 전 광주시장(현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대표이사) 아들 소유의 광주 소촌농공단지(산단) 부지 용도변경 특혜의혹에 대해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실제 많은 특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공식입장을 밝힌 지 10여 일 만으로, 광역·기초단체가 동일 사안을 놓고 감사원 공익 감사를 연이어 청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역사회에선 현직 광주시장이 사실상 특혜 가능성을 인정하고, 여야 정치권에서도 특혜 의혹에 대한 특별조사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감사청구과 함께 수사의뢰까지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더디게 진행되는 감사원 공익감사의 경우 1년 가까이 소요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국민의힘 광주시당 등 지역 정치권에서 ‘토호 세력 카르텔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윤석열 대통령까지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달라”고 거듭 당부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경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가능성 등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광주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일 광주시 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포함해 공익감사를 해달라고 감사원에 청구했다. 박광태 전 광주시장 아들 소유의 광주 광산구 소촌농공단지 내 4500여㎡ 제조시설(공장용지)이 지난 4월 광산구의 승인을 거쳐 산단 지원시설로 용도 변경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광주시는 2018년 3월 전 광주시장 아들의 해당 산업 용지 매입 당시 입주 절차, 용도변경 심의위원회 진행 과정에서 심의위원 명단 유출 경위와 외압 유무, 명단 유출 책임 등을 집중 확인한 끝에 공익 감사청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일단 전직 광주시장 아들이 해당 용지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취득·매입 관련 절차조차 제대로 밟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단지 용지는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양도·양수 과정부터 입주 때까지 관리기관(광산구)의 신고·승인을 받도록 돼 있지만 해당 업체는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당시 광주시 업무 담당자는 지원시설 변경을 반대했던 1차 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 위원 명단을 ‘셀프 유출’하고, 되레 명단유출을 핑계로 전체 위원을 교체한 사실도 드러난 상태다.
광주시는 이 밖에도 용도변경 과정에서 산업단지 개발에 따른 개발계획·관리기본계획·실시계획(지구단위 계획 포함) 등 필수적인 절차를 지키지 않은 부분과 소촌농공단지 내 지원시설 면적을 초과하면서까지 용도 변경을 최종 승인한 내용 등에 대해서도 감사원 감사를 통해 법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광주시에 앞서 광산구도 지난 4일 이번 특혜의혹과 관련해 감사원 공익 감사를 청구했으며, 추가로 특혜 의혹이 드러나면 감사청구와는 별도로 수사의뢰에 나서겠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지역사회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이귀순 광주시의원(민주·광산4)은 지난 19일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감사원 감사 청구라는 명목으로 시간을 끄는 광산구의 결과를 지켜볼 것이 아니라 광주시가 속히 자체 감사와 수사 의뢰를 해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강도 높은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광주시당과 진보당 광주시당 등도 논평 등을 통해 ‘토호세력 카르텔 연루 의혹’ 등을 제기하며 사법·감사기관의 특별 조사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일단 광주경찰청은 수사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특혜 논란과 관련해 아직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면서도 “지자체나 시민단체의 진정이나 고소·고발이 있다면 수사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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