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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준기자

[위기의 전남산단 변화가 필요하다] <3> 파리 ‘비바 테크’ 가보니

by 광주일보 2023.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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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참가기업들에게 들어본 창업 생태계
“스타트업 공격적 해외진출로 지역 울타리 넘어야”
인공지능 기업 클리카, 삼성-C랩 얼굴 나서 인기
장성 나노산단에 새 공장 낸 광섬유기업 고려오트론
“해외 블루오션 발굴 위한 정부·지자체 지원 절실”

지난 14~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창업 박람회 &lsquo;비바 테크놀로지&rsquo;에 참가한 광주기업 &lsquo;클리카&rsquo; 김나율 대표는 올해 하반기 인공지능(AI) 경량화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전시장 한가운데 자리 잡은 K-스타트업 통합관에서 김 대표가 두바이 정부기관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프랑스 파리가 전 세계 스타트업이 주목하는 도시가 된 건 내실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덕분이다.

파리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해마다 유럽 최대 규모 창업 박람회인 ‘비바 테크놀로지’가 열리고 있다. 센강이 아우르는 스테이션 F는 세계 최대 규모 스타트업 캠퍼스로, 창업가라면 누구나 한번 입주하고픈 성지로 등극했다. 1881년 파리상공회의소에 의해 설립된 유럽 최고 명문 경영대 HEC도 파리의 자랑거리다.

광주일보는 지구촌 창업 동향을 이끄는 파리 ‘비바 테크놀로지’(비바 테크)에 참가한 광주 기업 2곳과 만나 지역 산업 생태계가 가야 할 길을 물었다.

지난 14~17일 프랑스 파리 엑스포장(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열린 ‘비바 테크놀로지’에는 내로라하는 기술창업기업 2800개사가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의 국가’로 비바 테크 2023에 참가한 우리나라는 45개 기업을 파리로 보냈다.

광주에서는 인공지능(AI) 분야 창업기업 ‘클리카’(CLIKA)와 광통신 부품 전문기업 ‘고려오트론’, ‘선일텔레콤’ 등 3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삼성전자와 KT의 협력사로, 국내 개발한 유망 정보통신기술(ICT)을 선보였다.

광주시 동구에 있는 창업 집적단지 ‘아이플렉스’(I-FLEX)에서 지난 2021년 10월 첫발을 내디딘 클리카는 올해 안에 기술 개발의 결실을 이룬다.

지난 15일 찾은 ‘비바 테크’ K-스타트업 통합관(한국관)에서는 삼성-C랩의 얼굴로 나선 ‘클리카’가 최고 인기를 누렸다.

클리카는 인공지능의 거대한 몸집을 자동으로 줄여주는 혁신 기술을 연내 상용화할 예정이다.

부산 출신 김나율(31) 대표와 그의 남편 벤 아사프(이스라엘) CTO(최고 기술 책임자)는 인공지능산업을 지역 먹거리로 내건 광주시의 호의에 반해 둥지를 틀었다. 클리카는 광주 아이플렉스에 입주한 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지원 공모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붙였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전자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1억원의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클리카는 올해 3월 광주시 서구 치평동에 문을 연 ‘삼성 C랩 아웃사이드 광주캠퍼스’에서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클리카는 11명의 상주 직원 가운데 3명을 광주 출신 청년으로 채웠으며, 이 가운데 2명은 광주시 인공지능사관학교가 배출한 AI 전문 인재다.

세계 최고 수준의 ‘광주산(産)’ AI 경량화 기술을 선보일 김 대표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SW) 판도를 바꿀 야무진 포부를 내비쳤다.

김 대표는 “인내심을 갖고 계속 지원해준 광주시 덕분에 3년여의 노력 끝에 핵심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게 됐다”며 “광주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경량화 기술을 통해 본격적으로 판로를 넓히고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기업들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려면 때로는 지역의 울타리를 넘어 넓게 내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지역에 붙잡아두는 연고주의를 벗어나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이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 첨단산단과 장성 나노산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광섬유산업 수출 전문 기업 &lsquo;고려오트론&rsquo;의 송우찬 이사가 비바 테크 박람회장에서 자사의 핵심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 첨단산단에서 활동하는 고려오트론은 3년 전 장성 나노산단에 사업장을 내며 확장하고 있다.

고려오트론은 지난 1997년 설립된 뒤 광섬유산업 수출 전문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9년에는 장성 나노산단에 공장을 건립해 사업 영역을 넓혔다. 올해 들어서는 전남도, 한국광산업진흥회와 인도·베트남·필리핀 등을 찾아 판로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고려오트론이 수출하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등 20여 개국에 달한다.

이번 비바 테크에 함께 참여한 KT와는 납품 계약을 맺어왔다.

박람회에 참가한 송우찬 고려오트론 이사는 “해외 블루오션 시장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전남 수출지원 시장개척단 등과 협업하면서 중국과 가격 경쟁 등 해외 변수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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