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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사육농가도 모르는 소 전염병 확산…백신·방역 대책 시급

by 광주일보 2023.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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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서 폐사한 소 26마리 중 9마리 바이러스성 설사병 BVD 감염
알려지지 않은 탓에 감염된 소 방치…일부 농가 90% 감염 흔적도
성장 장애·면역력 저하로 다른 질병에도 취약…선제적 대응 필요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영광군을 중심으로 소 바이러스성 설사병(BVD)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탓에 감염된 소를 방치하는 사례가 많아 일부 농가는 사육 중인 소의 90% 이상에게서 감염 흔적이 발견되는 등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법정전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수조사나 선제적인 방역 대책이 세워지지 않고 있으며, 농가에서 미리 알고 진단을 요청하지 않으면 질병 검사나 백신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영광군에 따르면 지난 4월 구제역 백신 일제접종 후 면역력 저하로 폐사한 소 26마리를 감정한 결과 9마리(35%)가 BVD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1~4월 영광군 공공 수의사들이 설사 증상을 보인 소 129마리를 간이검사키트(PCR)로 검사한 결과, 126마리(98%)에서 BVD 항체가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설사 등 증상이 심해진 영광군의 한 농가를 집중 검사한 결과 소 64마리 중 62마리(97%)에서 BVD 항체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도가 조금 떨어지는 간이검사 결과인 터라 현재도 바이러스를 계속 갖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소들이 최소한 한 차례 이상 BVD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BVD는 성장 장애, 유산, 기형아 출산, 폐사 등을 일으키며 면역력을 저하시켜 다른 질병에도 취약하게 만드는 급성 전염병이다. BVD에 감염될 경우 소 한 마리당 30~40만원씩 생산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설사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폐사율이 높지 않아 감염 사실을 모르는 농가가 대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출산 시기가 되면 더욱 위험해지는데, BVD에 감염된 소가 임신을 하면 태반을 통해 바이러스가 송아지에게 전파돼 지속감염우(PI)가 태어난다. 이 송아지는 살아있는 한 바이러스를 계속 배출해 다른 소를 감염시키는 이른바 ‘슈퍼 전파자’가 되며, 대부분 두살을 넘기지 못하고 폐사하지만 살아남더라도 성장이 느려 생산성이 떨어진다.

더구나 BVD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지속감염우를 빠르게 발견해 도태시키거나 다른 소의 유입을 막는 차단 방역을 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방역 대책은커녕 현황 파악조차 미비한 상황이다.

농림부 2023년 상반기 가축전염병 중앙예찰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BVD 감염이 확인된 사례는 2021년 207건, 2022년 174건 등에 그쳤다. 전남에선 올 1~3월 4개 농가 5마리 소에서 BVD가 검출됐다고 보고된 것이 전부다.

전문가들은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소들이 감염돼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농가에서 BVD 자체를 모르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질병 검사를 요청하지 않아 검출 건수가 적다는 설명이다.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돼있지 않아 전수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검출 건수가 적은 이유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구 전국한우협회 영암군지부장은 “BVD는 영광뿐 아니라 전국 농가 어디나 상존하고 있는 질병이나 다름없다”며 “지자체에서 특별한 대책을 주는 것도 아니니 농가에서 알아서 방역·소독하고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자체는 BVD 확산에 대비해 조기 진단과 백신 투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영광군은 올해 예산 1470만원을 들여 소 700두 분량의 설사병 조기 진단약품을 지원하고, 예산 3850만원을 들여 예방백신을 투여하는 등 계획을 세웠다.

전남도 또한 올해 소 3000마리의 분량의 PCR 유전자검사 키트를 구비하고 진단 지원을 할 방침이지만, 이들 대책 모두 사전에 진단을 요청한 농가를 우선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먼저 농가에 질병을 충분히 홍보해 조기 진단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서국현 전남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학계에서도 BVD에 대한 연구가 최근에서야 이뤄질 만큼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해 농가 인식도 저조하다”며 “농가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 백신접종 신청을 하는 등 방역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고, 정부나 지자체도 농가에 대한 교육과 홍보,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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