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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불갑산” vs “모악산”…영광군-함평군 명칭 갈등

by 광주일보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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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군, 전남도에 불갑산 도립공원 이름 ‘모악산’ 정정 요청
영광군 “국가 공인 자료에 별개의 산으로 규정…변경 불가”

불갑산의 명칭을 모악산으로 정정해 달라는 요청에 따른 지자체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영광군 제공>

지난 2월부터 벌어진 ‘불갑산·모악산 명칭 논란’<2월 2일자 광주일보 2면>이 지역자치단체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함평군 등이 최근 전남도에 불갑산 도립공원의 산 이름을 옛 명칭인 ‘모악산’으로 정정해 달라며 지명위원회 개최를 요청하자, 영광군도 이에 맞서 전남도에 지명 변경 ‘불가’ 의견을 전달하면서다.

전남도는 지난 2일 함평군으로부터 불갑산에 대한 지명 변경 요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모정환(함평) 전남도의원의 발언 이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모 의원과 함평군은 현 불갑산(516m)은 원래 모악산으로 불리던 산이었으나, 1900년대 들어 모종의 이유로 갑작스레 이름이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지난 2003년 영광군이 국토정보지리원에 불갑산 지명을 등록 요청하면서 도립공원 명칭까지 불갑산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지난 1530년에 발간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함평·영광 어디에도 불갑산이라는 명칭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모악산이라는 이름만 쓰였다. 또 1861년 만들어진 ‘대동여지도’에도 불갑산은 전혀 다른 위치로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전통적으로 ‘무등산 증심사’, ‘조계산 송광사’ 등 산 이름과 절 이름이 일치하는 경우가 없는데, 불갑사가 있는 산 이름이 불갑산일수가 없다는 지적도 내놨다. 불갑사 홈페이지와 인근 주민들도 불갑사 위치를 모악산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모 의원은 “수천년 역사를 가진 모악산의 이름이 ‘창씨개명’하듯 불갑산으로 바뀌어 버려 군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며 “모악산(불갑산)이 최근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만큼 더 많은 혼란을 막기 위해 하루빨리 명칭을 재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영광군은 지난 8일 전남도에 지명 변경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옛 국가 공인 자료에서 불갑산과 모악산을 별개의 산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명칭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영광군은 단기 4292년(서기 1959년)에 작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전국 지명조사철을 근거로 내세웠다. 영광군·함평군에서 각각 제작한 지명조사철이 지목하는 불갑산의 경·위도 좌표가 126-34-00으로 일치한다는 것이다. 반면 함평군 지명조사철에서 표기한 모악산의 경·위도는 126-32-00으로 아예 다른 곳이라는 주장이다.

영광군은 또 국토지리정보원이 발간한 ‘한국지명유래집 2010 전라·제주편’에서 불갑산을 ‘함평군 해보면과 영광군 불갑면 묘량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모악산은 불갑산 다음으로 높은 산봉우리(고도 339m)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영광군은 ‘모악산 도립공원’이라는 명칭은 이미 지난 1971년 전북 김제시 일대에서 지정·관리 중인 도립공원에 쓰이고 있으므로 명칭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나아가 영광군은 지난달 30일 도립공원 지정 4년만에 ‘불갑산 도립공원’ 문구를 새긴 표지석을 설치하고 지명 변경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도는 길게는 수 개월에 걸쳐 양 측 의견을 모으고 검토한 뒤, 전남도 지명위원회에 전달할 방침이다. 전남도 지명위원회 결과를 국토부 국토지리정보원에 전달하고, 국가 지명위원회까지 개최돼야 지명 변경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단순히 이름 하나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자칫 지역 간 다툼으로 번질 수 있는 민감한 문제다”며 “양 측 의견이 충분히 모일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하고 지명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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