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다인기자

로드킬 위기 서영대 마스코트 ‘줄냥이’ 학생들이 살렸다

by 광주일보 2023. 5. 2.
728x90
반응형

4년 전 대학교에 터 잡은 고양이, 학교 앞서 버스에 치여
학생·주민 등 동참 천만원 모아…3시간 대수술 끝 회복 중

광주시 북구 운암동 서영대학교 광주캠퍼스에서 활동하는 길고양이 ‘줄냥이’(5살 추정)가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학생과 주민들의 모금으로 생명을 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학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줄냥이의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십시일반 모인 수술비용이 1000만원을 넘겨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지난달 25일 밤 11시 50분께 줄냥이의 교통사고 소식을 알리는 ‘지금 줄냥이의 현재상태입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줄냥이는 서영대학교 광주캠퍼스에서 터를 잡은 길고양이다. 줄냥이 외에도 캠퍼스에는 ‘서영이’, ‘호냥이’를 포함 총 세 마리가 지내고 있다. 암컷 호냥이와 수컷 줄냥이는 남매사이로 4년 전부터 서영대 인근에서 지냈고 서영이는 5개월여 전 캠퍼스를 찾아 지금까지 캠퍼스에서 지내고 있다.

학생들이 전동 킥보드 위에 앉아있는 줄냥이 사진에 헬멧을 합성한 모습. <김장윤씨 제공>

고양이들 역시 학생들의 마음을 아는 것처럼 먼 동네로 산책을 나갔다가도 저녁이면 어김없이 캠퍼스로 돌아오곤 했다. 이 탓에 길고양이들은 서영대 학생들과 경비아저씨는 물론 인근 서강중·고등학교 학생들과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서영대 ‘마스코트’로 불리게 됐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오후 5시께 줄냥이가 서영대 앞 횡단보도에서 미니버스에 치여 크게 다쳤다. 사고 직후 버스 운전사는 줄냥이 꼬리를 잡고 인도에 있는 화단으로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상가 주민은 줄냥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갔고 CT촬영 결과 하악골(아랫턱)은 여러 조각으로 골절됐고 왼쪽 눈까지 실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부서진 뼈로 인해 비강이 막혀 호흡까지 곤란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

당장 병원비에 부담을 느낀 주민은 줄냥이를 동물보호소에 신고하고 평소 줄냥이를 돌보던 서영대 경비 김장윤(67)씨에게 알렸다.

이에 김씨는 줄냥이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 평소 길냥이를 돌보기 위해 학생들과 만든 SNS 단체방에 소식을 알리고 24시간 돌봄이 가능한 병원으로 줄냥이를 옮겼다.

병원에서는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판단에 지난달 26일 장장 3시간에 걸친 수술에 돌입했다. 턱뼈는 맞춰졌지만, 왼쪽 눈은 돌이킬 수 없었다. 다행히 생명은 구할 수 있었다.

문제는 병원비와 수술비였다. 입원비와 CT촬영비, 수술비용까지 합하면 수백만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줄냥이를 살리기 위해 모금 활동에 돌입했다. 먼저 서영대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에브리타임에 계좌번호와 함께 도와달라는 글을 올렸다. 인스타그램에 계정(@julna_ng)도 만들고 학생들 개인 트위터 등에도 줄냥이의 사진과 상태를 알리며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평소 고양이를 애지중지 돌보던 서영대 학생들부터 인근 서강중·고등학교 학생들, 교직원, 심지어 소식을 접한 운암·용봉동 주민들도 마음을 더했다.

모금액은 적게는 1000원에서부터 많게는 30만원까지 다양했다. 지난 26일 하루만에 385명이 모금에 참여해 450만원이 모였다. 1일 현재까지 700여명이 모금에 동참했고 금액은 총 1100만원에 달했다.

통장에는 ‘줄냥아 아프지마’, ‘줄냥아 꼭 살아’, ‘제발 살아만 줘’ 라는 응원의 문구가 넘쳐났다.

검사비와 수술비 등 783만원이 병원비로 지출됐다. 애초 병원비로 1200만원 가량 나왔지만 학생들의 사연을 들은 병원 측이 절반 가량을 깎아준 것이다.

서영대 학생 12명과 김씨는 모금액을 투명하게 밝혀서 공개하고 입원비로 사용하고 남는다면 입양시 필요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서영대 경비 김씨는 “줄냥이의 사고 소식을 들은 뒤로 잠도 제대로 못잤다. 자식같은 아이였다”면서 “많은 이들의 응원 덕분인지 줄냥이는 처음보다 좋아진 상태고 출혈도 잦아들었고 호흡도 안정적으로 돌아오고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큰 수술을 마치고 회복중인 줄냥이는 2주간의 입원이 끝나면 서영대 재학생인 김미소(호텔조리제빵학과·20)씨가 입양해 키우기로 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곰팡이 피고 오물 얼룩…광주 5·18 시설 곳곳 방치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인데도 불구하고 광주시 곳곳의 5·18 관련 시설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1일 방문한 광주시 서구 치평동 5·18기념공원 내 추모승화공간은 습기 때문에 천장·바닥

kwangju.co.kr

 

광주 남구 빛고을테마공원에 ‘마당쇠’ 있다

광주시 남구 양과동 빛고을농촌테마공원에 ‘청소 로봇’이 투입됐다.남구는 1일 “도시공원 내 노면 청소 등 환경 정비용 청소로봇인 ‘마당쇠’를 빛고을농촌테마공원에 배치했다”고 밝혔

kwangju.co.kr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