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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폴리 설치 10년…31곳 점검해보니
‘유네스코 화장실’ 문 뜯겨지고
‘광주천 독서실’ 페인트 벗겨져
고장에 2년간 수리 중인 작품도
광주비엔날레 일환 설치했는데
관리 부실로 제 역할 못하고 방치
제14회 광주 비엔날레(4월 7일~7월 9일)가 시작됐지만, 정작 비엔날레 일환으로 시작된 ‘광주 폴리’(Gwangju Folly)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문화수도를 자칭하는 광주 도심에 설치된 폴리는 기능적 역할까지 아우르면서 강력한 문화적 힘을 전달해 도심재생을 이끌어 낸다고 하지만 관리 부실로 곳곳이 부서져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2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둘러본 광주시 곳곳에 설치된 폴리 대부분이 노후화로 구석구석 녹슬어 있었고 균열이 생긴 작품도 있었다. 일부 폴리는 부서져 있거나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게 안전 라바콘(삼각뿔)이 설치된 곳도 있었다.
광주시 동구 서석초등학교 앞 통행로에 설치된 ‘아이 러브 스트리트’는 애초 다양한 재료로 바닥을 만들어 왕래하는 학생들이 앉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모래사장으로 쓸 수 있도록 조성됐다.
하지만 작품 위로는 학생들이 아닌 ‘안전주의’라는 문구가 적힌 라바콘이 올라와 있어 시민들은 작품을 이용하기는커녕 옆으로 피해가고 있었다. 나무 판자는 뒤틀려 있었고 자갈, 트램폴린 등은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놓은 상태였다.
이 뿐만 아니다. 남구 광주공원 입구에 있는 ‘유네스코 화장실’은 덴마크 아티스트 ‘수퍼플렉스’가 설치한 것으로 낡은 화장실을 철거하고 유네스코 본부의 상임위원화장실을 복제해 만든 작품이다. 하지만 철재 화장실 문은 뜯겨진 채로 건물에 비스듬하게 방치돼 있었고 고정하던 경첩도 너덜거렸다. 지나가던 김서준(27)씨는 “배달 일로 근처를 다니는데 공사장에 딸린 화장실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북구 임동에 설치된 ‘광주천 독서실’은 옆면 페인트가 벗겨지고 패인 자국이 다수 있었다. 책장 구석과 구조물 사이는 거미줄로 가득 차 있었다.
2년 가까이 고장난 상태로 수리중인 작품도 있다. 두개의 기둥과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동구 충장로의 ‘투표’ 작품은 2021년부터 고장난 상태다. 디스플레이는 꺼져있고 폴리 뒤편으로는 ‘LED 전면 교체 공사 예정으로 잠시 쉽니다’라는 현수막만 붙어있었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교체 수리가 까다로운 탓에 업체 선정이 어려웠다고 약 2년간 지연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조명은 오는 6월께 교체될 예정이다.
‘광주폴리 프로젝트’는 지난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시작돼 2013년 독립 프로젝트로 추진돼 왔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총 4개 섹션으로 나뉘어 31개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예산은 총 112억원이 소요됐다.
애초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탓에 충장로 등 구도심이 많은 동구를 중심으로 22개가 설치돼 있으며 서구에 1개, 남구에 1개, 북구에 2개, 장성군에 1개가 있다. 이외 이동식 조형물은 4개다.
폴리는 광주시에서 광주비엔날레에 위탁해 광주비엔날레가 유지·관리·보수 등을 맡고 있다. 폴리의 유지관리 비용은 연간 3억원이다. 이중 전기세 등 공과금은 7% 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주비엔날레 측은 “폴리 주변 청소는 매일같이 하고 있다. 녹슨 부분에 대한 보수도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폴리가 광주 도심에 설치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지역민들은 여전히 폴리가 무엇인지 조차 몰라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여전했다.
동구 황금로 사거리 바닥에 안내 표지판 없이 설치된 ‘기억의 현재화’ 작품 인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윤혜연(여·30대)씨는 “야간 취객들의 흡연장소나 버스킹 장소 쯤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근 구시청 사거리의 ‘열린공간’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이혜민(여·20대)씨는 ‘고등학생들이 몰래 담배 피고 버스킹을 진행하는 장소’로 인식하고 있었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광주 폴리투어와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 폴리를 알리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광주 폴리는 광주 곳곳에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는데 의미가 있기 때문에 폴리를 알리는데 중심을 두기 보다 건축물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아시아문화수도를 자칭하는 광주 도심에 설치된 폴리는 기능적 역할까지 아우르면서 강력한 문화적 힘을 전달해 도심재생을 이끌어 낸다고 하지만 관리 부실로 곳곳이 부서져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2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둘러본 광주시 곳곳에 설치된 폴리 대부분이 노후화로 구석구석 녹슬어 있었고 균열이 생긴 작품도 있었다. 일부 폴리는 부서져 있거나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게 안전 라바콘(삼각뿔)이 설치된 곳도 있었다.
광주시 동구 서석초등학교 앞 통행로에 설치된 ‘아이 러브 스트리트’는 애초 다양한 재료로 바닥을 만들어 왕래하는 학생들이 앉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모래사장으로 쓸 수 있도록 조성됐다.
하지만 작품 위로는 학생들이 아닌 ‘안전주의’라는 문구가 적힌 라바콘이 올라와 있어 시민들은 작품을 이용하기는커녕 옆으로 피해가고 있었다. 나무 판자는 뒤틀려 있었고 자갈, 트램폴린 등은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놓은 상태였다.
이 뿐만 아니다. 남구 광주공원 입구에 있는 ‘유네스코 화장실’은 덴마크 아티스트 ‘수퍼플렉스’가 설치한 것으로 낡은 화장실을 철거하고 유네스코 본부의 상임위원화장실을 복제해 만든 작품이다. 하지만 철재 화장실 문은 뜯겨진 채로 건물에 비스듬하게 방치돼 있었고 고정하던 경첩도 너덜거렸다. 지나가던 김서준(27)씨는 “배달 일로 근처를 다니는데 공사장에 딸린 화장실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북구 임동에 설치된 ‘광주천 독서실’은 옆면 페인트가 벗겨지고 패인 자국이 다수 있었다. 책장 구석과 구조물 사이는 거미줄로 가득 차 있었다.
2년 가까이 고장난 상태로 수리중인 작품도 있다. 두개의 기둥과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동구 충장로의 ‘투표’ 작품은 2021년부터 고장난 상태다. 디스플레이는 꺼져있고 폴리 뒤편으로는 ‘LED 전면 교체 공사 예정으로 잠시 쉽니다’라는 현수막만 붙어있었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교체 수리가 까다로운 탓에 업체 선정이 어려웠다고 약 2년간 지연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조명은 오는 6월께 교체될 예정이다.
‘광주폴리 프로젝트’는 지난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시작돼 2013년 독립 프로젝트로 추진돼 왔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총 4개 섹션으로 나뉘어 31개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예산은 총 112억원이 소요됐다.
애초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탓에 충장로 등 구도심이 많은 동구를 중심으로 22개가 설치돼 있으며 서구에 1개, 남구에 1개, 북구에 2개, 장성군에 1개가 있다. 이외 이동식 조형물은 4개다.
폴리는 광주시에서 광주비엔날레에 위탁해 광주비엔날레가 유지·관리·보수 등을 맡고 있다. 폴리의 유지관리 비용은 연간 3억원이다. 이중 전기세 등 공과금은 7% 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주비엔날레 측은 “폴리 주변 청소는 매일같이 하고 있다. 녹슨 부분에 대한 보수도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폴리가 광주 도심에 설치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지역민들은 여전히 폴리가 무엇인지 조차 몰라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여전했다.
동구 황금로 사거리 바닥에 안내 표지판 없이 설치된 ‘기억의 현재화’ 작품 인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윤혜연(여·30대)씨는 “야간 취객들의 흡연장소나 버스킹 장소 쯤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근 구시청 사거리의 ‘열린공간’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이혜민(여·20대)씨는 ‘고등학생들이 몰래 담배 피고 버스킹을 진행하는 장소’로 인식하고 있었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광주 폴리투어와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 폴리를 알리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광주 폴리는 광주 곳곳에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는데 의미가 있기 때문에 폴리를 알리는데 중심을 두기 보다 건축물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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