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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기자

전남 도로 교량이 불안하다… D등급 이하 ‘전국 세번째’

by 광주일보 2023.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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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보수·보강 필요한 ‘미흡’·‘불량’ 교량 20곳…영광 7곳 ‘최다’
광주 제2광천교 C등급 회복…점검업체 입찰 등 시스템 개선해야

/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 연말 ‘미흡’ 또는 ‘불량’ 판정을 받은 전국 도로 교량 중 10%가 전남지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신도시의 정자교가 예고 없이 무너져 보행자 한명이 숨지고 한명이 다쳐 도로 교량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남에서는 최근 3년간 미흡 판정을 받은 도로 교량이 20개 수준을 유지(2020년 22곳, 2021년 20곳, 2022년 20곳)하고 있어 안전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분당 을)의원이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 시설물·교량 안전진단 등급별 현황’에 따르면 전남지역 D등급 이하 도로 교량은 20개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3번째로 많은 것으로 지역별로 강원 57곳, 경북 42곳 다음이다. 이어 충남 17곳, 전북 16곳, 경기 14곳, 충북 12곳, 경남 6곳, 서울 3곳, 부산 1곳 순이다. 전국에서 D등급 이하를 받은 도로교량 189개의 10%가 넘게 전남에 있는 셈이다.

도로교량에 대한 안전등급은 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 E(불량)로 나눠진다. D등급은 긴급 보수·보강이 필요해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로, 사용 유형에 따라 교량 통행 여부를 결정한다. E등급은 심각한 결함이 발생했을 때 내려지며 등급 처분과 동시에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개축해야 한다.

 

광주에서는 2019년 광주시 서구 광천동의 제2광천교가 D등급을 받았으나 3년간 관리·보수해 올해 1월 2일 C등급으로 회복됐다.

전남에서는 영광이 7곳(풍운교·포천교· 삼당1교·장고교·명당교·서편교·예촌교)으로 가장 많았다.

순천 3곳(교량교·연향육교·개운교) 장흥 3곳(지정교·가학1교·밤실교)이 다음이었고, 고흥(신흥교), 진도(오산교), 담양(동산교), 강진(봉림1교), 나주(영산대교), 신안(증도 짱뚱어다리), 해남(신방교)이 각 1곳으로 집계됐다.

교량의 관리주체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주기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위치에 따라 지자체와 도로관리사업소, 한국도로공단 등으로 나뉜다.

점검은 모두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안전점검은 1년에 2번, 정밀안전점검은 준공 3년 후부터 2년에 한번씩, 정밀안전진단은 준공 10년 후부터 5년에 한번씩 받는다. 교량의 종류는 크기에 따라 1~3종, 기타로 나눠지는데, 정기점검은 모든 시설물이 대상이지만 정밀점검은 1종과 2종에 한정, 정밀안전진단은 1종만 점검하는 방식이다.

전남에서 미흡 판정을 받은 교량은 대부분 3종이지만 순천 교량교와 나주 영산대교 등 2곳은 ‘2종 교량’이다.

최근 인명사고가 발생한 분당의 무너진 정자교가 안전등급에서 보통등급인 C등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관리체계의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보다 안전한 교량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서 “노후화가 비교적 덜 된 시기에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해야 하는데, 녹이 다 슬고 낡은 상태에서 고치려 하면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어 “사회안전시스템의 고질적 문제가 ‘점검업체 입찰제도’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가 50여년이 지나도 튼튼한 이유는 점검 업체 선정시 10년, 15년 계약을 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되면 책임 소재가 명확해지고 전문성이 높아진다. 우리나라의 점검 시스템은 상처에 반창고 덧대기를 반복하는 것과 같다. 다년간 계약으로 ‘주치의’처럼 처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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