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17곳 지난해 66억원 적자 …눈물의 통폐합도
올해 코로나19로 외식 수요 급감에 학교 급식 판로 막혀
광주·전남지역 17개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지난해 66억원 적자영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쌀 소비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지역RPC들은 RPC간 통폐합, 신사업 발굴 등으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16일 농협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27개 RPC들의 당기손실은 총 56억4800만원으로 집계됐다. RPC 1곳당 평균 2억900만원의 적자를 본 셈이다. 적자를 낸 RPC는 17개로, 적자규모는 66억7900만원에 달했다.
지역 RPC 적자영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52억원(1곳당 1억8500만원) 흑자영업을 한 뒤 지역RPC들은 지난 2018년을 빼고 매해 적자영업을 이어갔다.
RPC 적자폭은 2012년 39억원, 2013년 84억원에 이어 2014년 126억원으로 절정에 달했고 2015년(-58억원), 2016년(-66억원), 2017년(-31억원)에도 적자를 내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역RPC들은 지난해 8개 도(道) 지역 가운데 쌀 판매가 가장 많이 줄었고, 재고는 가장 많이 늘어났다.
올해 1~5월 전국 RPC 정곡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00t(0.9%) 증가한 43만2000t으로 집계됐다.
전남 RPC는 지난해보다 9000t(-12.2%) 줄어든 6만5000t을 판매했다.
RPC 누적 판매량이 줄어든 지역은 전남을 포함 강원과 전북(각 -1000t)뿐이었다.
전국 RPC 정곡 재고량은 감소했지만 전남 등 4개 지역은 쌀 재고가 늘었다.
5월 말 기준 전국 RPC 재고는 36만t으로, 지난해(39만6000t)보다 3만6000t(-9.1%) 줄었다. 반면 전남 RPC 재고는 5만2000t에서 5만5000t으로 3000t(5.8%) 늘며 8개 도 가운데 가장 많은 증가폭을 나타냈다.
전남지역과 경남(2000t), 강원·충북(각 1000t)은 재고량이 늘어난 반면 충남(-2만t), 경기·전북(-8000t), 경북(-2000t) 등은 재고량이 감소했다.
지난해 광주·전남지역 RPC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데는 쌀값 등락의 영향이 컸다.
지난 2017년 말 벼 수매가(40㎏)는 유례 없이 떨어져 4만~4만2000원 선을 이뤘지만 이듬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수매가는 50% 뛴 6만~6만2000원이 됐다. 수매가는 올랐지만 쌀값은 오르지 않았고 공장 운영비, 포장재, 인건비 등 지출로 인한 적자는 RPC가 떠안게 됐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외식 수요가 급감했고, 친환경쌀 생산 비중이 높은 전남지역은 학교 급식 판로가 막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역농협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노후화 된 시설 위주로 RPC를 통합 운영하며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담양 2곳(금성·수북)과 나주(남평·다시·동강·마한) 4곳 등 6개 농협RPC를 각각 통합하며 벼건조저장시설(DSC)을 도입하는 등 현대화한다는 것이다.
이종혁 금성농협 RPC 장장은 “전남지역 벼 수매가는 경기도 다음으로 높았지만 쌀값이 그에 비례해 오르지 않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세 차례의 태풍을 겪으며 벼 품위가 좋지 않았다”며 “해마다 쌓이는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친환경쌀과 브랜드쌀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올릴 계획이며 코로나19 사태가 풀려 오는 8월부터 나오는 햅쌀은 제값 받고 팔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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