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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재기자

곳곳 멈춰선 ‘서민의 발’…버스 운행 해법은 ‘난감’

by 광주일보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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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 평지·봉정 마을버스 스톱
주민들 구청 앞서 운행 촉구 집회
“나주 999번 대광여고 정차를”
남구 진월동 주민들 불편 호소
적자 심화 고심 속 운행 요구 빗발
목포선 운행 중단 버스회사 고발도

<광주일보 DB>

광주·전남 곳곳에서 ‘서민들의 발’인 버스 운행이 멈춰서면서 지방자치단체에 노선 추가, 적자노선 재정 지원 등을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다만 연료비 급등과 이용객 감소로 대다수 버스 노선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라 광주시 등 지자체들이 선뜻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 광산구 평지마을과 봉정마을 주민들은 9일 광산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마을에 시내버스를 배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두 마을을 유일하게 운행 중인 720-1번 마을버스가 최근 장기간 운행 중단에 돌입하면서 마을에 버스 한대도 다니지 않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720-1번 노선을 운영 중인 민간 업체 ‘광산버스’는 지난달 12일 광산구청에 재정악화, 운전원 부재를 사유로 3개월간 휴업신고를 했다.

버스회사측은 1명의 전담 기사가 도맡아 운행 중인 노선인데 최근 이 기사가 지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면서 대체 인력이 없어졌고 매년 6000만∼8000만원 적자를 내고 있어 운행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마을버스는 기존에도 휴업을 빈번하게 하고, 종점까지 채 가기도 전에 승객을 하차시키고 차를 돌리는 등 ‘제멋대로 운행’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 “마을버스가 노선 운행 사업권을 갖고 있는 한 시내버스 노선이 새로 들어올 가능성이 없다”며 “억지로 적자 노선을 유지할 바에야 노선을 폐쇄시키고 시내버스를 넣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광산버스측은 지방자치단체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광산버스 관계자는 쌓이는 적자는 어떤 버스가 들어와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광주 시내버스도 매년 대당 1억3000만원 수준의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민간 영세 사업자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다.

또 광산버스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하루 120명씩 720-1번 노선을 이용했으나, 지금은 고령화와 코로나 여파로 절반 수준인 50~60명밖에 안 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나 광산구 차원에서 마을버스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적자를 해소할 수 있도록 준공영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산버스측은 “‘제멋대로 운행’을 했다는 건 결코 사실이 아니며, 노선 운행 일시 중단도 주민들과 충분히 합의를 거쳤다”는 해명도 덧붙였다.

광산구는 사업자가 먼저 구청에 폐업 신고를 해 오지 않는 이상 해당 노선을 없앨 순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마을버스 운행 중단에 대한 대응책으로 평지마을, 봉정마을 주민들 중 65세 이상이거나 장애인인 경우에 한해 월 4매의 택시 이용권을 제공했다.

광주시는 노선 변경도, 마을버스 재정 지원도 못 한 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섣불리 시내버스 노선을 배차할 경우 마을버스는 경쟁력을 잃고 적자가 심화될 것이고, 이는 노선 사업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내버스 노선이 포화 상태인데다 시내버스 또한 적자가 심해 추가 배차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광주시는 지난 4일에도 “시외버스 노선을 신설해달라”는 비슷한 민원을 받고 간담회를 열었다.

민원을 제기한 광주시 남구 진월동 등 거주민 427명은 광주시에 “나주 999번 노선이 대광여고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아 광주·나주를 왕복하는 데 불편하다”며 노선 증설을 요구하고 있다.

나주시와 나주교통 또한 999번의 노선 추가 정차를 꾸준히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이전에 비해 연료비가 2배 이상 올랐고, 버스 이용객도 30~40% 줄어든 만큼 손실을 보전하려면 999번 버스의 광주 구간 승강장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광주시는 “장기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답만 내놓은 상태다. 나주시와 시내버스 조합, 운송업체와 협의를 거쳐야 할 사항이며 노선을 증편할 경우 추가 적자가 쌓일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목포시에서도 지난달 12일부터 시내버스가 가스연료비 체납으로 운행 중단된 가운데, 시민단체가 목포시내버스 회사 대표를 고발하는 상황으로 치닫았다.

목포경실련, 목포문화연대, 목포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9일 태원여객과 유진운수 이한철 대표이사를 지방자치단체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혐의로 목포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23억원의 가스비 체납으로 시내버스가 이날 현재 29일째 운행이 중단된 상태인데, 이 대표는 자구책을 마련하긴 커녕 시민의 혈세인 보조금에 의존해 시내버스를 운영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지방자치단체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37조’의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방보조금을 교부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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