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도로 합류시 방향 전환 급격해 위험…개통 직후부터 사고 빈번
개선책 급한데…도로공사·구례군 “구조상 문제 검토” 원론 답변만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고속국도 제27호선) 구례화엄사 나들목 진출입로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도로 구조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구례화엄사 나들목 진출입로는 도로 구조 상 고속도로를 벗어나 일반도로(국도 제17호선)로 합류하려면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해야해, 제때 속도를 줄이지 못할 경우 충돌은 물론 추락 등 대형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운전자들이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 구간을 자주 지나는 운전자와 주민들은 애시당초 ‘잘못 설계된 도로’라며 해당 교차로의 구조 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2일 구례군과 한국도로공사 구례지사 등에 따르면 하루 5500여 대가 지나는 구례화엄사 나들목 진출입로(구례군 용방면 중방리)는 지난 2011년 고속도로 개통 당시 고속도로를 일반도로와 연결하기 위해 국도 위를 가로지르는 교량 형태로 설치됐다.
문제는 이 나들목은 고속도로를 지나 국도로 합류하는 도로 선형이 흔히 볼 수 있는 유선형이 아닌 ‘ㅜ’자 형태로, 국도 합류를 위해서는 90도로 좌회전 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자칫 제때 속도를 줄이지 못하거나 초행길인 경우 좌화전 중 가드레일에 충돌하거나 옹벽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또 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차량과 국도로 빠져나가려는 차량이 교행해야 하는 점도 지적되고 있으며 실제 이 곳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일 국도로 진입하기 위해 좌회전 중이던 25t 트럭이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9m 높이 옹벽 아래 추락했다. 3m 높이의 추락 방지용 시설물이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이 곳에서는 개통이 되자마자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3월 12일에는 버스 한 대가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가드레일에 부딪히며 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4월에도 승용차가 같은 장소에서 가드레일과 충돌, 운전자와 동승자 등 3명이 크게 다쳤다.
지난해 발생한 트럭 추락 사고 현장을 목격한 A(75·구례군 구례읍)씨는 “당시 사고는 운전자의 부주의도 사고의 한 요인이겠지만 도로 구조상 문제점이 더 크다. 반드시 구조상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살펴보고 수정해 운전자들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며 진출입로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례와 남원에 거주하면서 이 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은 나들목을 이용 할 때마다 위험을 느낀다며 큰 인명사고가 나기 전에 고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례군청 건설분야에서 40여 년 근무했던 한 퇴직 공무원은 “도로 개설 주체와 지방자치단체간에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은 결과물이다. 가까운 예로 구례 서시천 냉천 IC교차로가 처음 잘못 설치돼 몇 해 전 다시 고친 사례가 있다”며 “수정하면서 당초 사업비보다 10배 이상 예산이 들어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리주체인 한국도로공사구례지사 관계자는 “2012년 사고 이후 가드레일을 보강하고 폭 12m 높이 3m의 추락 방지용 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구조상의 문제는 본사에 보고해 검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나들목이 설치된 지역인 구례군은 해당 도로의 위험성을 앞서 인지하고 한국도로공사에 관련 의견을 전달했지만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례군 관계자는 “고속도로 건설 당시 수차례 협의가 있었고 구례군은 곡선형 진출입로를 확보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일인만큼 한국도로공사와 협의해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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