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 양궁 간판 이특영 은퇴
중3 때 최연소 국가대표 선발
세계선수권·AG 등 잇단 제패
2008년 실업팀 광주시청 입단
어깨 부상 재활 딛고 인천AG 금
“제2 양궁 인생 계속 이어갈 것”
“선수로서 양궁은 내려놓지만, 광주양궁 발전을 위해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광주 여자양궁을 대표하는 이특영(33·광주시청)이 24년간 함께했던 활을 내려놓는다.
지난 23일 광주국제양궁장에서 만난 이특영은 “가정과 선수 두 가지 다 최선을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책임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은퇴배경을 밝혔다.
두암초 4학년 때 양궁지도자인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활을 잡은 이특영은 동명중에 진학, 2학년 때 첫 출전한 소년체전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이특영은 “그 때의 금메달이 강한 동기부여가 돼 오직 양궁만을 위한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소년체전에서 3관왕을 차지했고, 개인전 우승자 자격으로 참가한 그해 양궁종합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이특영은 “중학교 3학년인 제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박성현, 윤미진 언니를 제치고 1등을 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특영의 최연소 국가대표는 지금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광주체고 1학년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스페인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을 다음해 열린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금메달, 이듬해 독일 라이프찌히 세계양궁선수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 스타 반열에 올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특영은 많은 이들의 기대와 응원을 받으며 2008년 실업무대(광주시청)에 첫 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이특영에게 주위의 기대는 독이 됐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의욕이 앞선 그녀는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힘의 양궁’(43파운드)으로 남보다 더 많은 훈련을 묵묵히 소화했다.
결국, 실업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리한 훈련을 이어가던 그는 어깨부상이라는 악재를 맞는다.
하지만 힘든 치료와 재활을 버텨내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2016년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1차선발전을 3위로 마감하며 2차선발전에서 6위만 차지해도 리우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손가락 부상이라는 악재로 7위를 차지하며 아쉽게 태극마크를 놓친다. 이특영은 이 순간을 양궁인생에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라고 말한다.
올림픽 꿈을 놓친 그녀는 슬럼프에 빠졌다. 마치 모든 것을 잃은 듯한 상실감으로 방황하던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가족이었다.
2017년 가정을 꾸린 이특영은 다시 안정감을 찾으며 사대에 선다.
하지만 오랬동안 그녀를 괴롭혔던 부상은 항상 그녀의 발목을 잡았고, 그때마다 지루하고 힘든 치료와 재활로 이를 극복해 나갔지만 결국 활을 내려놓게 됐다.
이특영은 “광주시청 선수로서 15년은 값진 시간이었다”며 “개인적인 바람은 제가 은퇴 후 제2의 양궁 인생을 자랑스럽게 이어가는 것이다. 어느 자리에서든 떳떳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 선한 영향력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게 선배로서의 마지막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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