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소설을 씀으로써 자신을 위로하고 또한 자신이 꿈꾸던 세계를 작품 속에 그리기 위함이다. 그러나 작가가 되기도 힘들지만, 막상 등단을 하고나서도 작가로서의 삶을 사는 것도 만만치 않다. 생각만큼 창작의 길이 수월하거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설을 쓰고 소설가로 존재하고자 하는 이들은 많다. 소설가들의 에세이를 엮은 책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는 현역 작가 23인의 소설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책은 ‘작가정신’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획됐으며 한국 대표 소설가들의 작가정신을 엿보게 한다. 저자로는 김사과, 김은지, 박민정, 박솔뫼, 손보미, 전성태, 정용준, 정지돈, 조경란, 한정현, 함정임 등이 참여했다.
23인 작가들의 소설에 대한 단상은 그들의 작품만큼이나 다채롭고 자유롭다. 함정임 작가는 지도를 소설에 연계해 말한다. 초등학교 1학년 무렵 오빠와 함께 지도를 펼쳐놓고 지명 찾기 놀이에 열중했는데 그것이 훗날 문학에 이르는 모티프였다고 말한다.
“지도는 광활한 우주였고 지명은 셀 수 없이 퍼져 반짝이는 창공의 별이었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별들을 훗날 찾아나갔다. 낯선 세상 속으로 떠나는 일이 삶이 되어버린 건 지도 찾기의 황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지도는 나에게 미지의 언어이고, 소설이고, 문학이다.”
또한 책에는 작가들이 손수 찍어 제공한 사진들도 수록돼 있다. 책상과 책장, 집필 도구 등이 담긴 작업실 풍경부터 소설 쓰기에 영감을 준 사물 등 다양하다. 또한 작가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보는 맛을 준다. <작가정신·1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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