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이력이 눈에 띈다. 한국에서 법학과 신학을 전공한 후 유럽으로 건너가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고전어학부에서 라틴어, 고전희랍어를 공부하고 동대학교에서 철학, 신학, 유대종교 등을 공부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루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 중인 이동영 교수가 주인공이다.
그가 이번에 펴낸 ‘몸짓의 철학’은 가장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인간에 대한 담론을 다룬다. ‘먹고, 자고, 싸고, 하고, 듣고, 말하는 것들의 의미’라는 부제가 책의 특징을 규정한다. 인간이면 누구나 앞서의 행위에서 열외 될 수 없다.
저자는 그것들을 ‘몸짓’으로 규정한다. 몸짓의 의미를 규명하고자 하는 시도는 일상의 순간들이 함의하는 영원의 차원을 통찰하기 위한 노력이다. 다른 관점으로 말한다면 일상으로부터 거룩함을 발견하고자 하는 고투이자 헌신이다.
책은 32개의 철학과 사색의 화두를 펼쳐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단편은 완결된 내용을 지닌 하나의 독립된 소품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적 관심의 여부를 따라 자유롭게 읽기가 가능하다.
저자는 몸짓이야말로 인간의 일상을 구성하는 원초적이며 기본적인 단위라고 말한다. ‘이념, 인종, 계급, 성별을 떠나 모든 인간은 몸짓, 즉 몸놀림을 하며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먹고, 자고, 싸고, 섹스하는 인간 몸짓의 의미를 탐구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가장 원초적인 이해에 도달하는 첩경이 아닐 수 없다.”
<지노·1만7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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