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열여덟살에 보호 종료된 136명 1년 가까이 연락 두절
생활·취업 등 실태조사 시급…광주는 491명 모두 파악 ‘안도’
“괜찮은 거니, 어떻게 잘 살고 있는 거니?”
열여덟 살에 홀로 세상에 던져진 전남지역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 136명의 행방이 묘연하다. 전남도와 22개 시·군이 1년 가까이 종적이 묘연한 자립준비청년들을 찾고 있지만 별반 소득을 얻지 못하면서 지역 사회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광주에서 보육시설을 나와 자립 생활 중이던 ‘자립준비청년’ 10대 2명이 잇따라 세상을 등진 뒤 추진한 실태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전남도의회가 시급한 관리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5일 전남도와 전남도의회 등에 따르면 전남지역 아동양육시설(보육원) 등을 떠난 이후 5년이 못된 자립준비청년 688명 중 136명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다. 자립할 힘이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세상에 나선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지 여부를 시급하게 파악, 만일의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적절한 지원·상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남의 경우 서울(1465명)·경기(1645명)를 제외하면 관리할 자립준비청년들(1128명)이 가장 많다는 점에서 이들이 홀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뒤 일상에서 막막함을 느끼지 않도록 촘촘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과 도의회 보건복지환경위원회의 설명이다.
‘자립준비청년’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의 양육을 받을 형편이 안 되는 아동들이 아동보호시설에서 생활을 하다가 18세가 되면 퇴소해 자립하게 되는 이들로, 정부와 전남도의 실태조사로 파악된 전남지역 자립준비청년들은 모두 112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전남자립지원전담기관이 안정적인 자립 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전담해 상담·관리중인 인원이 688명이다. 나머지 440명의 경우 다른 지역으로 생활터전을 옮기면서 해당 지역 기관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전담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전남자립지원전담기관이 맡고 있는 688명 중 군 입대, 본인 거부(결혼·출산·교정시설 입소 등)로 실태 파악을 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 연락이 끊긴 136명의 행방이다. 지난 1월만 해도 이렇게 연락이 두절된 자립준비청년이 319명에 달했지만 전남도의 지속적인 실태 파악이 진행되면서 183명이 추가로 확인됐지만 현재에도 136명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광주의 경우 491명에 달하는 자립준비청년의 신원이 모두 파악된 상태라는 점에 비춰보면, 전남의 미확인 청년 136명은 숫자가 너무 많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평범한 가정의 청소년들이 부모의 도움을 받아도 젊은 나이에 독립하기 쉽지 않은데, 이들은 보호자의 도움 없이 독립해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이들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지, 생활·주거·취업 등의 어려움은 없는 지 여부 등을 파악하는 게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전남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전남도도 이같은 점을 감안, 지난 1월부터 실태조사를 지속하는 한편, 연락이 이뤄진 청년들에 대한 상담·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홀로 지내는 자립준비청년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고민을 상담하고, 지원 방안을 찾아주는 자립지원 전담요원도 내년부터 8명에서 11명으로 늘린다. 전남도는 이렇게되면 생활·주거·취업·교육·의료 등 이들의 일상생활에서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 보다 촘촘한 지원·상담 역할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한명의 청소년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연락이 끊긴 자립준비청년들에 대한 지속적인 실태 파악을 하고 있다”면서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 안전하게 성장·자립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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