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방역당국, 농가에 봉쇄 수준의 조치 요구
“사육 농장 밖은 이미 오염됐다고 봐야 합니다.”
전남도 등 방역당국이 닭·오리 사육농장주들에게 “농장 밖으로 나가지도, 들이지도 말라”는 사실상 봉쇄 수준의 방역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동제한·집중소독·예찰 등 강력한 방역조치에도, 6일 나주시 동강면 육용오리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되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다.
예년보다 많은 철새들이 전남을 찾아 닭·오리 사육농장 인근 논·밭에 내려앉아 머물다가 이동하는 일이 잦은데다, 한파로 바이러스 전파력이 높고 폐사체·철새 분변 등에서의 감염률(35%)도 예년(12%)에 견줘 2배 이상 높은 만큼 농장 밖에서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게 방역당국 분석이다.
5일부터 전국 최대 닭·오리 사육지역인 나주·영암에서는 AI 발생 농장 주변 반경 1㎞ 이내 농가로 제한하던 살처분 범위를 2㎞까지 늘린 것도 한층 높아진 위험도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앞서, 4일 나주지역 최대 가금류 사육지역인 세지·왕곡면 일대에 대해서는 AI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10㎞까지 이뤄지던 이동제한·집중소독 등의 조치를 12㎞로 늘려 적용한 것도 확산 우려를 고려했다는 게 전남도 설명이다.
방역당국의 경고에도 AI는 전남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형국이다. 이달 들어서도 최근 5일 간 연속으로 AI가 발생했고 강화된 방역 조치에도 한 달도 못가 10개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병,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병원성 AI 발생 지역이 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충북(9곳)의 AI 발생 농장이 가장 많았다. 벌써 장흥·고흥·나주·무안·함평 지역 33개 농가가 사육하던 닭·오리 등 149만 9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5일부터 나주·영암지역에 대한 선제적 살처분 범위를 확대하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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