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문화재단이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확고히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놀이터 역할을 비롯, 전남만의 특색있는 문화예술 기획사업을 찾아내 추진하는 한편,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 알림이 역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조직을 분리하고 명칭을 바꾼 데 이어 지난해 ‘민간 대표이사’의 취임 이후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전남문화재단의 최근 1년 간의 활동은 ‘기금·사업 확대’, ‘민·관 문화협력’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왔다.
◇지역문화예술 중심기관으로 위상 확고히=재단은 지난해 말 전남도로부터 기금 50억 원을 추가 확보해 ‘문화예술진흥기금’ 200억 목표를 조기 달성하면서 재단 출범 후 처음으로 기금사업을 추진하는 게 가능해졌다.
문화예술진흥을 위해 조성한 기금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크게 5가지로, ▲지역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 ▲시·군별 특화 콘텐츠 개발 ▲농산어촌 학교 살리기 프로그램 운영 ▲문화기반시설 활용 프로그램 지원 ▲소외예술인 창작활동 지원 및 네트워크 운영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연간 20억, 총 100억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재단은 6억 2000만원을 투입해 코로나19로 창작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사업을 진행중이다.
최근 3년(2020~2022년) 간 재단의 공모사업을 통해 창작 지원금을 받지 못한 예술인 200여 명을 대상으로 1인당 150만 원을 지원해 선정 과정부터 지역 예술인들의 현실을 감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년 지역 예술인들은 정기공모를 통해 창작활동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신청자 중 절반 가까운 예술인들은 공모에 탈락하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얘기다.
지역의 특화된 문화예술을 주제로 하는 콘텐츠 제작 및 조성을 위한 자원 조사, 발굴,예술작품 설치 등을 진행하는 6개 지자체에 최대 1억 5000만 원(총 6억 80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은 지역의 독특한 문화 브랜드 육성을 위한 재단의 의지가 담긴 사업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활력을 잃어가는 농산어촌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학교를 통한 지역예술인과 주민들과의 소통·교류, 마을 공동체 복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예술인 지원사업에서 소외되고 있는 만 70세 이상의 원로 예술인을 위한 가칭 ‘남도 원로예술인 스페셜’ 무대를 마련, 원로예술인의 공연, 전시, 출판, 발표회 등 공간을 제공하고 귀농·귀촌 예술인들을 위한 네트워크 포럼도 구성, 지원하는 문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청년 예술가 발굴, 지원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문화기반시설 활용 프로그램 지원사업’의 경우 청년 예술가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도내 문화재생공간에서의 버스킹·댄스·전시 등 실험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기금 사업과는 별도로 청년 예술가를 선정해 창작 준비와 발표를 2년 연속 지원하는 ‘청년예술가 활동’ 사업과 청년 예술가들이 지역 내 기업,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창작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예술인 파견사업-예술로(路)’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강진·담양·목포·순천·해남 등 5개 문화재단이 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도민과 지자체 간 매개자 역할을 맡아 협치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재단은 이러한 협의회를 통해 전남만의 문화 거버넌스를 형성해 남도문화의 재창조와 글로벌화를 이끌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전남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들이 마을별, 지역별 문화 인프라를 키워나가 남도문예 르네상스의 큰 물결을 만들어 나가도록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재단은 또 국정과제인 ‘마한역사문화권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재단 내 문화재연구소의 역량을 강화하고 마한유적의 국가사적 지정과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원, 일반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마한답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오는 11월에는 영암에서 마한역사문화권의 정체성 확립 및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대규모 마한문화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마한 역사문화권 개발의 경우 내년도 문화재청 예산안에 한반도의 고대역사 ‘마한’ 관련, 국립 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 적지 선정 및 타당성 용역(사업비 2억원), 마한 중요유적 발굴·조사사업(15억원) 예산이 반영된 만큼 마한 역사의 복원 및 세계화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재단은 이외 올해 상반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공예술사업, 지역문화진흥원의 실버마이크 등 국비 공모사업 8건을 유치하면서 전년보다 2억4500만원이 늘어난 국비 13억1100만원을 확보하는 등 공모사업을 통한 문화예술 사업 추진도 강화하고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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