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보다 20% 이상 하락 … 만생종 햅쌀값은 더 떨어질 듯
전남 쌀 재고량 전년대비 191% 많아…강력한 시장 격리 시급
결국 농민들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올 추석을 앞두고 갓 출하된 햅쌀(조생종)이 전년도에 견줘 20% 이상 ‘폭락’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서다. 통상 추석 전 이른바 ‘상차림용’으로 출하되는 조생종 햅쌀의 경우 공급량이 적어, 추석 이후 수확·출하할 중만생종 햅쌀 가격보다 높게 형성된다는 점에서 이대로라면 전체 햅쌀의 90%에 이르는 중만생종 햅쌀 가격 ‘급락’도 불 보듯 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추석을 앞두고 출하된 조생종 햅쌀 가격은 20㎏ 기준 4만3000원~4만5000원(도매가격) 선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출하된 햅쌀(5만6000원~5만8000원)보다 1만3000원(23.2%)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농협 RPC 등이 농가로부터 사들인 조생종 벼(40㎏ 조곡) 구입가격도 5만1000원~5만3000원으로 책정돼 전년도 조생종 벼 구입가격(6만8000원~7만원)에 견줘 1만7000원(2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처음 수확한 조생종 벼(도정하기 전) 구입 가격을 비롯, 도정해 도매상에게 판매한 햅쌀 가격까지 모두 전년도보다 20% 이상 하락한 채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추석 이후 본격화되는 중만생종 벼 구입·판매가격 하락에도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남도 분석이다.
통상 ‘추석 상차림용’으로 출하되는 조생종 햅쌀의 경우 공급량이 적어 추석 이후 수확해 내놓는 중만생종 햅쌀 가격보다 높게 형성된다. 전년도 수확기(중만생종) 산지쌀값(햅쌀 20㎏) 평균 가격은 5만3534원으로 같은 해 조생종 햅쌀 가격(5만6000원~5만8000원)보다 낮았다.
결국 국내 쌀값이 45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상황에서 햅쌀 수확기를 앞두고도 전국 농협 창고에 쌓여있는 43만t(7월 말 기준)이 넘는 재고 쌀을 방치할 경우, 햅쌀 가격 폭락이 우려된다는 농민들의 불안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국 농협 창고의 쌀 재고량은 7월 말 기준으로 전남 10만t을 포함해 43만t에 이른다. 전년도 같은 기간 쌀 재고량(전국 23만7000t)보다 80.6%가 많다. 전남은 더욱 심각하다. 전년도 7월(3만5000t)보다 무려 191.4%가 많이 남아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농민들 사이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생종 벼 수매가격 하락→ 조생종 햅쌀 가격 하락→ 중만생종 수매가격 하락→중만생종 햅쌀 가격 하락의 악순환이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쌀값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지만 정부는 이미 세 차례에 걸쳐 37만t을 격리한 점을 들어 미온적 입장이다.
하지만 전남도 등 농정당국은 쌀값 하락세를 멈추기 위해서는 지난 2017년 이맘때의 경험을 살려 정부가 쌀 시장 격리 등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농림부장관이던 지난 2017년 9월 수확기를 앞두고 이뤄진 정부의 쌀 격리 조치로 13만2705원(80㎏)이던 산지쌀값은 10월 15만1013원으로 상승했었다.
앞서, 전남 시장·군수들은 지난 30일 열린 민선 8기 첫 협의회를 통해 4차 쌀 시장격리를 시행할 것과 농산물 소득안정 정책의 법제화, 쌀 가격 안정을 위해 과잉 생산 시 시장 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 등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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